중반을 넘어선 평창동계올림픽 열기가 뜨겁다. 특히 설 연휴 기간에 최민정, 윤성빈 선수가 쇼트트랙 여자 1,500m와 남자 스켈레톤에서 각각 금메달을 따 내 국민에게 큰 기쁨을 안겼다. 최민정은 13일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실격을 당한 아픔을 딛고 압도적 기량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어 전국을 축제 분위기로 만들었다. 한국이 쇼트트랙 강국임에도 여자 1,500m 금메달은 2006년 토리노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거둔 값진 수확이다.
앞서 윤성빈은 15ㆍ16일 열린 남자 스켈레톤 1~4차 주행에서 2위와의 간격을 크게 벌리며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 동계스포츠가 첫 메달을 딴 1992년 알베르빌올림픽부터 이번 평창올림픽까지 26년 동안 빙상(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피겨) 외 종목에서 나온 첫 금메달이다. 한국이 그간 동계올림픽 유치에 고전했던 것은 빙상과 함께 주요 종목인 썰매와 스키 성적이 워낙 나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윤성빈의 이번 정상 등극은 개최국의 자존심을 살리고 한국 동계스포츠의 새 기원을 연 쾌거로 평가된다.
‘쇼트트랙 여제’ 심석희의 부진과 쇼트트랙 남자 1,500m에 이어 2관왕이 기대됐던 임효준이 남자 1,000m 경기에서 넘어진 것은 안타까운 대목이다. 그럼에도 기대하지 않았던 종목에서 여러 선수들이 깜짝 성적을 내며 한국 동계스포츠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피겨 남자 싱글에서 차준환이 한국남자 역대 최고 성적인 15위를 기록하고, 여자 컬링이 세계랭킹 1ㆍ2ㆍ4위 국가를 연파하며 선전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설 연휴까지 반납하고 정성을 다한 1만5,000여 자원봉사자와 종목을 가리지 않고 뜨거운 응원전을 펼친 우리 관중은 숨은 주인공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자원봉사자들을 직접 찾아 “(여러분이) 대한민국의 얼굴이 돼 줬다”고 격려했다. 외신들도 “평창의 추위를 자원봉사자들이 녹이고 있다”며 호평했다. 전반적 경기 운영도 매끄러운 편이다. “흠 잡을 것이 없는 게 흠”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동계올림픽은 ‘부자 나라들의 경연장’으로 알려져 있다. 92개국 2,900여명 선수가 참가한 사상 최대 동계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이 이룬 성취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국민적 자긍심 또한 소중한 자산으로 남을 게 분명하다. 평창올림픽 슬로건은 ‘하나 된 열정(Passion Connected)’이다. 땀과 눈물로 쌓은 선수들 투혼이 마지막까지 빛을 발하도록 국민 성원을 한데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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