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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눈] '가상이혼' 이재은의 눈물

입력
2015.06.29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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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큰 눈에 오똑한 콧날. 1987년 그녀는 ‘국민여동생’으로 불렸다. KBS2 사극 ‘토지’속 어린 서희가 울면 시청자도 울었다. 배우 이재은(35·사진)이 여섯 살이 되던 해 일이다. ‘국민여동생’은 ‘하늘아 하늘아’(1988) ‘한명회’(1994) ‘조광조’(1996) 등의 사극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쌓아 실력 있는 배우로 자랐다. 연기의 폭도 넓어졌다. 성인이 된 이재은은 영화 ‘노랑머리’(1999)와 ‘세기말’(2000)에서 파격적인 노출 연기도 마다하지 않고 당찬 모습을 보여줬다. 2006년 대학(중앙대)스승인 이경수 씨와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듯 보였다.

결혼 후 10년. 이재은이 ‘가상이혼’을 준비하며 눈물을 흘렸다. 28일 방송된 ‘SBS 다큐스페셜’의 ‘이혼 연습-이혼을 꿈꾸는 당신에게’에서 남편에게 이혼신청서를 받으면서 사건은 시작됐다. “아내를 제자로 처음 만났는데 그땐 아내의 철저한 자기관리를 보고 놀랐다”며 “연예인이었는데도 장학금을 받으면서 학교를 다녔는데 예전에 처음 만났을 때 연애할 때, 사랑할 때 당신을 찾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알고 보니 사연이 있었다. 이재은은 “너무 어릴 때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결혼과 동시에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쉬는 것이 꿈이었다”고 했다. 어려서 상처가 그만큼 컸다는 얘기다. 이재은은 ‘19금 영화’를 “빚 때문에”찍었다고 했다. “반편생이 엄마의 계 때문에 망가졌고, 아버지의 사업이 IMF체제 때 실패해 노출 영화와 화보에 출연했다”는 설명이었다.

결혼 후 쉬고 싶었다는 이재은은 결혼 10년 차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권태기가 왔다. 아이가 없다 보니 남편과 말 없이 보내는 시간이 늘어갔다. 이로 인해 이재은은 우울증을 겪기도 했다. 지난해 종이인형극 제작 관련 행사에서 만난 이재은은 “연기 활동을 3년 넘게 쉬며 우울증이 왔다”는 속내를 털어놓은 바 있다.

방송이지만 가상으로 이혼을 준비하며 부부 생활을 되돌아본 이재은 부부의 얘기에 시청자는 깊은 공감을 표하는 눈치다. 연예인 부부가 아닌 10년 차 평범한 부부의 권태와 위기를 자연스럽게 보여줬다는 평이다. 이재은은 방송이 지난 하루 뒤인 29일까지도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방송을 본 시청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결혼생활 10년차 아이 없는 우리집 문제를 보는 것 같다’‘성격차이는 심하고 당장이라도 끝날 것 같은 결혼 생활과 해가 바뀔수록 할말 없는 일상들’‘이혼하려 했던 과거가 떠오른다’등의 글을 올리며 이재은 부부의 얘기에 공감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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