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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후보 탐구] (1) "박근혜, 최태민 전횡 눈감았다는데"… 자기 사람 감싸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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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후보 탐구] (1) "박근혜, 최태민 전횡 눈감았다는데"… 자기 사람 감싸기 논란

입력
2012.08.2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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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최태민 전횡 눈감았다는데"… 자기 사람 감싸기 논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개인사에 드리워진 '의혹'그림자의 태반은 최태민 목사와 관련된 풍문들이다. 의혹을 요약하자면'전력이 불투명한 인물이 박 후보를 등에 업고 각종 비리를 일삼았고, 축재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줬는데 박 후보는 이들을 감싸기만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곧 박 후보 자질론으로 이어져 반대 세력의 공격 거리로 활용돼 왔다. 하지만 박 후보 측은 "실체 없는 의혹이 정치적 목적에 의해 부풀려지고 가공돼 사실인양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반박한다.

박 후보와 최 목사가 처음 만난 것은 1975년이다. 육영수 여사 사망 직후 최 목사가 박 후보에게 면담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낸 게 계기라고 한다. 최 목사는 75년 '대한구국선교단'을 발족시키고 총재에 취임한다. 박 후보는 명예총재로 추대 됐다. 2007년 공개된 중앙정보부(이하 중정)의 '최태민 수사자료'(1977년 작성 추정)에 따르면 최 목사는 당시 박 후보를 등에 업고 여러 분야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각종 이권에 개입했고 권력형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돼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 목사의 비리 의혹은 횡령, 사기 등 44건. 김재규 전 중정부장은 10·26 항소이유서에서 자신이 최 목사 문제를 박정희 당시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게 10·26을 일으킨 한 요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정 발(發) 자료와 주장이 최 목사 의혹의 실체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김 전 부장의 주장에 대해 "정치적 목적에 따른 과장과 왜곡"이란 지적이 적지 않았다. '수사자료'에 대해 "조작된 문서"라는 주장도 나왔다.

박 후보도 청문회에서 "퍼스트레이디가 돼 (아버지께)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말씀 드리고 활동 범위가 넓어지자 견제 움직임이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중정 국장으로 최 목사를 조사했던 백광현 전 내무부 장관은 2007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재규씨가 최태민 문제를 억지로 갖다 붙였다"고 말했다. 10ㆍ26이후 신군부도 최목사 의혹을 조사했는데, 당시 보안사 대공처장 이학봉 전 의원도 언론 인터뷰에서 "최 목사가 기업체로부터 돈을 뜯어낸 것으로 확인된 것은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최 목사 의혹을 직접 조사했던 두 사람이 최 목사 의혹의 실체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린 셈이다.

10ㆍ26 이후 잠잠하던 최 목사 관련 의혹은 1986년 박 후보가 이사장으로 있던 육영재단 운영 건으로 다시 부상한다. 이번엔 최 목사의 다섯째 딸 최순실씨도 등장한다. 최목사 부녀가 "회관 운영에 개입해 전횡을 한다"는 요지였다. 당시 정황상 반대 세력이 박 이사장을 공격하기 위해 최 목사 문제를 꺼냈을 개연성이 있다.

최 목사는 1994년 사망한다. 하지만 이번엔 최순실씨 남편 정윤회씨가 98년 박 후보의 정계 입문과 함께 등장했다. '비서실장'으로 불리며 2004년까지 박 후보를 도왔던 그에 대해 "지금도 논현동팀을 이끌며 박 후보의 움직이는 숨은 측근이자 실세"란 주장이 나온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최 목사 딸과 사위 등 가족들이 서울 강남에 수백억 원대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데 최 목사가 부정 축재한 재산을 물려 받은 것"이란 주장으로 이어졌다. "박 후보를 처음 만날 때만 해도 재산이 없던 최 목사가 각종 비리와 전횡으로 재산을 불려 자식들에게 넘겨줬다"는 최태민 의혹의 시나리오가 완성되는 것이다.

하지만 박 후보 측 김재원 의원은 "2007년 정씨 부부의 재산을 역추적해 보니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게 아니라 강남에서 운영하던 유치원이 성공하면서 재산을 불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사실 최태민 의혹의 결정판은 박 후보와 최 목사 사이에 숨겨둔 아이가 있다는 '사생아'루머다. 박 후보는 청문회에서"애가 있다면 데리고 와라. DNA 검사까지 해주겠다"고 반박한 바 있다. 하지만 자극적 루머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장이 최근 이와 유사한 주장을 했다가"박 후보께 진심으로 유감을 표한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이 밖에 박 후보가 영남대학교 재단 이사 시절(1980~1988년) 각종 전횡을 일삼고 "정관에 교주 박정희 라는 조항을 삽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박 후보 측은 "당시 박 후보 권한 밖의 일이었는데, 박 후보가 했다는 식으로 부풀려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 지만씨 수백억대 재산 증식과정 의문…올케 서향희씨 '만사올통' 구설수에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박근혜 후보에게 친인척 문제는 향후 대선 행보에서 중요한 뇌관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친동생인 박지만씨 부부가 저축은행 비리 사건의 핵심 로비스트로 활동한 삼화저축은행 신삼길 명예회장과 친분이 있다는 의혹이 대표적 사례다. 박 후보가 20일 후보 수락 연설에서"부패와 비리를 결코 용납하지 않고 과감히 털고 가겠다"며 "저와 제 주변부터 더욱 엄격하게 다스리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먼저 박지만 서향희씨 부부는 저축은행 비리 사건으로 수감 중인 신 명예회장과의 친분 여부가 구설수에 올라 있다. 박지만씨가 지난해 신 회장이 저축은행 비리로 체포되기 직전 저녁 식사를 같이했다는 점과 2008년 신 회장이 조세포탈 혐의로 법정에 섰을 때 법원 방청석을 찾았다는 것이 야당 등에서 공격하는 주요 근거가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서향희 변호사가 2009년부터 저축은행 비리 사건이 불거진 지난해까지 삼화저축은행 고문변호사를 맡았다는 점도 연루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본인(박지만씨 부부)이 (아니라고) 확실하게 말했으니 그걸로 끝난 것"이라며 의혹 확산에 선을 그었다.

박지만씨의 재산과 주식 매각 과정에도 의혹의 눈초리가 쏠려 있다. 박지만씨는 1989년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도움으로 현재 본인이 회장으로 있는 EG의 전신인 삼양산업 부사장으로 임명됐다. 박지만씨는 이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으로부터 9억원을 빌려 이 회사 지분 74.3%를 인수해 대주주가 됐고 EG는 지난해 매출액 846억여원의 알짜 회사로 성장했다. 이를 발판으로 박지만씨는 589억원의 재산을 형성해 지난해 재벌닷컴이 집계한 400대 부자 순위에서 336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박씨가 회사를 키운 것이 특혜 없이 가능했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박지만씨가 재산 증식 과정에서 2010년 말 두 차례에 걸쳐 회사 주식 30만주와 20만주를 각각 74차례와 56차례에 걸쳐 나눠 팔았던 것도 구설수에 올라 있다. 일반적으로 대주주의 주식 처분은 시장 교란과 주가조작 의혹 등을 불식시키기 위해 가격과 물량을 미리 정해 특정인에게 일괄 매각한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당시 박지만씨가 주식을 매도하기 직전 EG가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로 호재를 얻어'희귀 금속 테마주'로 떠올랐던 점도 의혹을 받는 이유가 됐다.

서 변호사의 결혼 뒤 행보도 논란이 되고 있다. 서 변호사는 박지만씨와 결혼한 뒤 신우와 KMAC 사외이사, CNH 감사, 한국건설자원협회와 미주제강 법률고문 등을 잇따라 맡았다. 하지만 법조계 일부에서는 이러한 서 변호사의 약진이 박 후보의 영향력을 이용한 것 아니냐는 얘기들도 나왔다. 이를 두고 새누리당 대선 경선 당시 김문수 경기지사는'만사올통'(모든 일은 올케로 통한다)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박 후보 측은 "박지만 서향희씨 부부의 사업 및 재산 등과 관련된 내용들은 부풀려진 너무 많다"면서 "법적으로 문제될 수 있는 의혹은 전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역시 친동생인 박근령씨 부부도 박 후보에게는 부담이 되는 존재이다. 1990년 박근령씨를 지지하는'숭모회'가 박근혜 육영재단 이사장 퇴진 운동을 벌여 박 후보가 1992년 이사장직을 그만두면서 두 사람 사이가 벌어졌다. 이후 박근령씨가 2008년 10월 14세 연하의 신동욱씨와 결혼하면서 관계는 더 악화됐다. 신씨는 2009년 5월 박 후보의 미니홈피에 '박지만이 박근혜의 묵인 아래 박근령으로부터 육영재단을 강제로 빼앗았으며, 신동욱을 중국으로 납치해 살해하려고 했다'는 글을 다른 사람 명의로 40여 차례 올렸다가 박 후보의 수사의뢰로 구속돼 징역형을 살고 있다. 지난 16일 있었던 항소심에서도 법원은 신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박 후보의 사촌 오빠인 박준홍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도 2010년 6ㆍ2 지방선거에서'친박연합'이란 정당을 만든 뒤 공천 명목으로 3,500만원을 받아 징역 2년형을 받았다. 박 후보의 5촌 조카들인 박용수씨와 박용철씨는 지난해 9월 북한산 등산로에서 금전 문제로 다투다 박용수씨가 박용철씨를 망치로 때려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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