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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일대일로(一帶一路) 건설ㆍAIIB 안착에 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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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일대일로(一帶一路) 건설ㆍAIIB 안착에 신경

입력
2015.04.30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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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마찰 최소화 전략적 판단

중국은 미국과 일본의 동맹 강화에 대한 우려와 경계심은 드러내면서도 양국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에 대해서는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대일로(一帶一路) 건설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 등 갈 길이 먼 중국으로서는 가급적 외교적 마찰을 줄이는 게 상책이란 판단이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일간 군사동맹 강화와 관련된 질문이 나올 때마다 “미일 동맹은 중국을 포함한 제3자의 이익을 침해하거나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손상하면 안 될 것”이라는 원칙적인 답을 내놓았다. 그는 또 “미일 동맹은 냉전 시기에 형성된 것으로, 우리는 미일안보협력이 나아가는 길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일의 군사동맹 강화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에도 불구하고 반대나 비난의 표현은 상당히 자제한 셈이다. 물론 일부 매체들은 미일의 행보를 강도 높게 성토했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미일 신 방위지침은 아시아 지역에서 새로운 위험의 근원”이라며 “아무리 군사동맹을 강화해도 결국 중국의 발전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일 신 방위지침이 아시아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킬 것으로 보느냐는 인터넷 투표엔 97%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대부분 언론은 미일 동맹 강화 관련 소식들을 크게 부각시키진 않고 있다.

이런 중국의 신중한 반응은 무엇보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만나 관계정상화에 합의한데다, 9월에는 미국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 회담이 예정돼 있다는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근저엔 장기적 전략이 자리잡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중앙외사공작회의(외교 관련 최고 의사결정회의)에서 협력과 공영을 핵심으로 하는 ‘신형국제관계’를 외교 이념으로 정했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란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성장과 발전의 시간이 더 필요하고, 이에 유리한 국제 환경의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그 골자다. 가급적 외교상 문제를 키우지 않겠다는 의미다.

더군다나 일대일로 구상의 실현과 AIIB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미일과의 대결 구도를 노골화하는 건 중국에게 도움될 게 전혀 없다. 미일이 손 잡고 중국의 해상 진출로를 봉쇄할 경우 일대일로 중 일로(一路)를 뜻하는 21세기해상실크로드(중국-남중국해-인도양-유럽으로 이어지는 노선과 중국-남중국해-남태평양을 잇는 노선)는 출발부터 삐걱댈 수 밖에 없다. 일대를 의미하는 실크로드경제벨트도 미일 영향력이 적지 않은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를 통과해야 한다. 중국으로서는 충돌보단 협력을 강조해야 하는 때다.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의 태도는 미일에게 발목을 잡히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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