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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박 대통령과 길라임의 교묘한 '평행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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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박 대통령과 길라임의 교묘한 '평행이론'

입력
2016.11.1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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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박근혜 대통령(오른쪽)과 하지원이 청와대에서 열린 한복 패션쇼(위)와 한복 특별전을 관람하며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10월 박근혜 대통령(오른쪽)과 하지원이 청와대에서 열린 한복 패션쇼(위)와 한복 특별전을 관람하며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과 배우 하지원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뜬금없는 질문이지만 생각지도 못한 접점이 있다. 바로 길라임이라는 이름이다.

15일 JTBC ‘뉴스룸’은 박 대통령이 2011년 초부터 고액(1억5,000만원 이상)의 연회비를 내야 하는 차움의원 VIP 시설을 길라임이라는 가명으로 무료 이용한 정황을 보도했다. JTBC에 따르면 이에 대해 차움의원 측은 “박 대통령이 병원 이용시 본명을 쓰지 말아달라고 했다”며 길라임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길라임은 2010년 11월부터 SBS에서 방영된 인기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여주인공 이름이다. 배우 하지원이 길라임으로 출연해 스턴트맨 즉 배우들의 액션 연기를 대신해주는 대역배우로 등장했다.

‘시크릿 가든’은 남녀 주인공의 영혼이 바뀌어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한 로맨틱코미디 드라마다. 하지원과 현빈이 주연을 맡았고, ‘태양의 후예’ ‘상속자들’ ‘파리의 연인’ 등을 집필한 김은숙 작가의 작품이다. ‘시크릿 가든’은 당시 평균시청률 30%를 넘기며 전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 속 대사도 유행어처럼 번졌다. 현빈이 자신의 트레이닝복을 설명하며 “이탈리아 장인이 한 땀 한 땀 바느질해서 만든 옷”이나 윗몸 일으키기를 하는 하지원을 잡아주면서 “길라임씨는 언제부터 그렇게 예뻤나”하는 대사는 각종 프로그램에서 패러디로 활용될 정도였다.

하지원(왼쪽)과 현빈이 지난 2010년 12월 경기 여주의 한 리조트에서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촬영 현장을 공개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하지원(왼쪽)과 현빈이 지난 2010년 12월 경기 여주의 한 리조트에서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촬영 현장을 공개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렇게 전 국민에게 사랑 받은 캐릭터 길라임을 박 대통령이 병원에서 가명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16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길라임이 인기검색어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네티즌은 박 대통령과 길라임의 ‘평행이론’까지 찾아내 박 대통령에게 일침을 가하고 있다.

먼저 길라임의 캐릭터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길라임은 드라마 속에서 부모를 일찍 여읜 고아라는 설정이다. 또 남자들이 대다수인 스턴트맨 세계에서 여자로서 후배들을 진두지휘 하고, 대역이지만 탁월한 액션 연기로 그 분야에서 인정도 받는다.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여주인공 길라임(하지원)의 입사지원서를 보여주는 장면. 화면 캡처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여주인공 길라임(하지원)의 입사지원서를 보여주는 장면. 화면 캡처

네티즌은 이러한 길라임의 캐릭터가 박 대통령과 닮은 부분이 많다고 주장한다. 박 대통령 역시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정치인으로 성장했고, 남자들이 주류인 정치판에서 여성 대통령으로서 지도자 역할을 했다는 점이 비슷하다. 또 비선실세로 드러난 최순실씨가 대통령 연설문까지 수정하는 등 국정농단을 일삼은 것을 두고 “박 대통령이 ‘꼭두각시’ 노릇을 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면서 길라임의 대역배우 설정과 맞아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길라임이라는 이름이 박 대통령의 퇴진을 보여준다는 의견도 있다. ‘시크릿 가든’에서 길라임이 낸 입사지원서에는 길라임(吉裸恁)으로 표기돼 있다. 한자로는 길할 길, 옷 벗을 라, 생각할 임이다. 네티즌은 그 한자 풀이를 예로 들며 “옷 벗을 생각하면 길하다”며 ‘평행이론’을 뒷받침했다.

더불어 박 대통령과 하지원이 지난 10월 청와대에서 열린 한복 패션쇼에서 나란히 앉아 있는 사진까지 화제가 됐다. 사진 속의 두 사람은 한복 전시회를 함께 둘러 보는가 하면, 서로 마주보며 활짝 미소를 머금고 이야기를 나눈다. 길라임이라는 가명을 쓴 것으로 의혹을 받는 박 대통령이, 길라임 역할을 했던 하지원을 실제로 만나는 극적인 장면인 셈이다.

네티즌은 “차라리 하지원이 대통령 해도 이것보단 낫겠다”(gg*****), “정말 코미디의 끝을 보여준다”(wh*****), “요즘 누가 드라마보나, 막장도 이런 막장이, 반전도 이런 반전이 없는데”(go******), “‘코빅’ ‘개콘’ 분발해야 함. 진짜 개그는 이 정도는 되야 함”(pr*****), “이게 최순입니까? 근라임씨!”(ku*******) 등의 반응을 보였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차움의원 건물 5층에는 실제로 ‘시크릿가든’이라고 불리는 장소가 있다. 차움의원 홈페이지 캡처
차움의원 건물 5층에는 실제로 ‘시크릿가든’이라고 불리는 장소가 있다. 차움의원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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