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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차 종말론’ 놓고 볼보-벤츠 엇갈린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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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차 종말론’ 놓고 볼보-벤츠 엇갈린 선택

입력
2017.08.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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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2019년 내연기관차 중단

전기차ㆍ하이브리드카만 생산”

벤츠 “당분간 전기차와 공존”

디젤 엔진도 계속 개발 의지

글로벌 전기차 시장 급성장 불구

‘벤츠적 시각’ 업체ㆍ전문가 적잖아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인 볼보자동차와 메르세데스 벤츠는 지난달 상반된 결정을 내렸다. 볼보는 2019년부터 순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만 제작하겠다고 밝혀 내연기관 차량 생산 중단을 선언한 반면, 벤츠는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이미지가 추락한 디젤차도 계속 개발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전기차의 급부상 때문에 내연 기관 차량은 곧 없어지고 말 것이라는 ‘종말론’이 볼보와 벤츠의 엇갈린 선택 속에 어떤 결말을 맺게 될지 관심거리다.

스웨덴의 볼보 자동차는 2019년부터 모든 차종에 전기 모터를 장착할 계획이다. 전통적 내연기관 차량 생산 회사가 디젤차의 생산 중단 시기를 특정한 것은 볼보가 처음이다. 현재 유일한 프리미엄급 전기차 브랜드인 테슬라를 뛰어 넘겠다는 생각이다. 볼보뿐만 아니라 상당수 브랜드들도 전기차 등 친환경차 생산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벤츠가 속해 있는 다임러그룹은 “디젤 엔진의 미래는 밝다”며 내연기관 투자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벤츠는 지난달 말 공개한 ‘더 뉴 S클래스’에 세계 최고 수준의 환경규제인 유럽의 ‘국제표준시험방법(WLTP)’을 충족하는 엔진을 탑재하기 위해 30억 유로(약 4조원)를 투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무거운 화물을 싣고 장거리를 운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과 내연기관 차량이라도 얼마든지 친환경적으로 제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쉐보레 '볼트EV'는 1회 충전으로 383㎞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다. 한국지엠 제공
쉐보레 '볼트EV'는 1회 충전으로 383㎞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다. 한국지엠 제공

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5개 완성차업체가 내수시장에서 판매한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한 3만319대였다. 이 기간 전체 내수 판매량이 4%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전기차 시장만 성장한 셈이다.

전체 신규등록 승용차 중 친환경차량 비중도 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6월에는 6.6%까지 치솟았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이 급성장 중인 것은 국내 뿐만 아니다. 미국에선 올해 상반기 친환경차가 8만9,285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 대비 38%의 성장세를 보였다. 내연기관 차량 생산을 줄이는 세계 각국의 정책도 전기차 보급에 힘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공약으로 2030년 디젤차 운행중지를 내걸었는데, 다른 나라에선 디젤차뿐만 아니라 가솔린차의 운행중단까지 추진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전기차만 판매하기로 했고,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를 보유한 독일도 2030년부터 전기차만 생산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내연기관 차량에서 전기차로 자동차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완성차 업체들은 가까운 미래에 전기에너지가 차를 움직이는 유일한 동력원이 될 것이라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수소차를 미래형차로 보고 개발에 주력했던 현대자동차는 세계적인 트렌드에 따라 전기차 개발에 뒤늦게 뛰어들어 지난 2월 아이오닉 플러그인 모델까지 내놨지만, 여전히 고성능차 개발 등 내연기관 차량 양산에 집중하고 있다. BMW코리아 관계자도 “2025년까지 전기차를 전체 신차의 25%가량으로 판매 비중을 높일 계획이지만 내연기관 차량에도 폐기물 재활용 장치 등 신기술을 적용해 친환경성과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의 내연기관 차량 대체에 대해 회의적인 전문가들도 적잖다. 전기차의 경우 충전소 등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고, 차량 성능과 경제적인 측면에선 여전히 내연기관 차량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친환경차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태동 단계”라며 “수소연료에너지 등 미래형 차가 개발ㆍ보급되기 까지 향후 40~50년간은 내연기관차, 전기차 등이 섞인 채 생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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