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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 꺼진 수출… 6년 만에 최대폭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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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 꺼진 수출… 6년 만에 최대폭 감소

입력
2015.09.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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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전년比 14.7%나 줄어

유가 하락·中 경기 둔화 겹악재

석유제품·석화·선박 41억弗↓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 온 수출이 6년 만에 최대로 줄어 들었다. 유가 하락과 이에 따른 선박 인도 지연, 최대 교역국인 중국 경기 둔화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정부가 내세운 5년 연속 무역 규모 1조달러와 3%대 경제성장이란 두 가지 목표 달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액이 393억 달러(잠정치)로 집계돼 전년 동월(461억 달러) 보다 14.7% 감소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8월 -20.9% 감소를 기록한 이후 6년 만에 가장 크게 줄어든 수치다. 월별 수출액 400억 달러 이하로 내려간 것도 2011년 2월(384억 달러) 이후 4년 6개월 만이다. 윤갑석 산업부 무역정책관은 “지난달 수출 감소폭은 상당히 오랜 기간 겪어보지 못한 숫자”라며 난감해 했다.

지난달 수출이 급감한 이유는 수출 물량이 3.8% 늘었지만 유가하락과 공급 과잉 등으로 수출단가가 18% 감소한 점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유가 하락 영향이 컸다. 연초 배럴당 50달러대였던 유가는 지난달 47.8달러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유가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수출액이 전년 동월보다 각각 40.3%(28.9억 달러), 25.7%(30.9억 달러) 감소했다.

곤두박질 친 유가는 13대 수출 주력 품목 중 하나인 선박에도 악영향을 줬다. 해저 지표면에 구멍을 뚫고 파이프를 삽입해 석유나 천연가스를 뽑아 올리는 고가의 시추 설비인 드릴쉽(11억 달러 상당)이 지난달 수출 예정이었으나 선주의 요청으로 미뤄졌다. 유가가 추가로 하락하는 바람에 유전개발 수요가 줄어 선주들이 인도 일정을 연기한 것이다. 그 바람에 선박 수출 실적이 전년 동월 35.8억 달러에서 지난달 17.3억 달러로 반토막 났다. 나성화 산업부 수출입과장은 “지난해 전체 수출의 25.3%를 차지한 석유화학, 석유제품, 선박 3대 품목에서만 41억 달러가 줄었다”며 “우리가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 요인에 의해 이들 품목에서만 8월 수출 감소폭의 절반 이상인 8.9% 감소 효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인 대 중국 수출도 수요가 줄면서 석유제품(-36.1%), 무선통신기기(-23.5%), 철강제품(-19.8%) 분야가 8.8% 감소했다. 지난달 광복절 전날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조업일수도 지난해 8월 보다 0.5일 적었다.

이렇게 되면 올해 전체 무역 목표 달성도 어렵게 되고 내수 경기마저 흔들릴 수 있다. 8월까지 교역액이 6,507억 달러에 그쳐 정부가 목표로 세운 무역규모 1조 달러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경제성장률 3% 달성을 위해 최근 내놓은 추가경정예산 편성 및 집행, 자동차와 대형 가전제품의 개별소비세 인하 등 각종 부양 정책의 효과도 반감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출이 부진하면 내수가 쌓은 성장률을 잠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장 큰 수출시장인 중국의 경기둔화 가능성이 높아 수출이 고전하면 국내 기업의 투자와 생산에 악영향을 준다”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한 기저효과로 내수가 살아나도 그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위안화 가치 하락과 미국의 9월 조기금리 인상 가능성 등 대외 악재도 도사리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무역규모 1조달러 달성이 현재 무리로 보일 수 있지만 하반기에 환율이 좋아지고 있고 선박 인도 물량 증가, K5와 아반떼 같은 신차 출시 등 호재도 많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수입액은 350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수입 감소폭(-18.3%)이 수출 감소폭 보다 더 커서 무역수지는 43억 달러의 불황형 흑자를 지속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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