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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기자

등록 : 2018.01.08 17:41
수정 : 2018.01.08 21:50

압박과 침묵 사이… 꼬여가는 안철수의 통합 로드맵

등록 : 2018.01.08 17:41
수정 : 2018.01.08 21:50

안철수(오른쪽) 국민의당 대표가 8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최종 결정 안 했다” 불만

김한길은 “아직 말할 때 아니다”

손학규 “安 독단 버려라” 발언도

국민의당ㆍ바른정당 통추협은

가칭 ‘통합개혁신당’ 결성

반대파 “보수야합” 목소리 높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통합 신당 구상이 난관에 봉착했다. 최대 우군이 될 것으로 예상했던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손학규 당 상임고문, 김한길 전 의원이 그의 리더십에 의문을 가지며 정치적 거리를 좀처럼 좁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이들의 합류와 지원이 계속 미뤄질 경우, 통합 논의와 관련된 추가 동력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어 안 대표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가장 강한 불만을 드러내는 쪽은 유 대표다. 그는 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과 통합을 최종적으로 결정하지 않았다”며 작심하고 강한 압박 메시지를 던졌다. 통합 추진 발표 당시, 안 대표와 공식석상에서 행보를 같이하면서 “그의 개혁 의지를 한번도 의심한 적이 없다”고 지원 사격을 했을 때와 비교하면 상당한 거리감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지난주까지 비공식 채널로 ‘신속히 당 내홍을 해결해줘야 우리도 본격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속도가 너무 안 나 유 대표가 공개 발언까지 한 것”이라며 “통합 선언을 번복하진 않겠지만, 안 대표의 리더십에 굉장한 의문을 가지게 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두 달간의 미국 체류를 마치고 지난해 귀국한 손 고문의 행보도 근심거리 중 하나다. 당초 안 대표는 ‘중도 대통합’을 정치 지론으로 가진 손 고문이 통합 국면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손 고문은 최근까지도 바른정당과의 통합에는 찬성하면서도 호남계와 선을 긋는 안 대표 역시 비판하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손 고문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안 대표가 반대파를 더 설득하기 위해 독단을 버리고 호남을 존중해서 당의 분열은 막아야 한다”고 말하는 등 당 내홍의 원인을 호남계가 아니라 안 대표의 리더십에서 찾는 모습을 보였다.

야권의 대표적 전략가로 안 대표와 함께 국민의당 창당 대주주로 통하는 김 전 의원의 침묵도 불안 요소다. 안 대표는 당내 김한길계 인사들이 대부분 통합 찬성파이고, 특히 지난해 8월 전당대회 출마 직전 김 전 의원이 “바른정당과의 통합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는 점에서 든든한 우군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최근 귀국한 김 전 의원은 이날까지도 “아직은 말할 때가 아니다”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손 고문, 김 전 의원과 모두 가까운 당 핵심 관계자는 “이들이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정체성에 이질적인 요소는 없다’고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면서도 “분열을 강화하는 안 대표의 리더십이 바뀌지 않는 한 전면에 나서긴 어렵지 않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통합의 키 플레이어들이 뜸을 들이는 것과 별개로 통합 실무 작업은 속도를 내고 있다. 양당 사이의 통합추진협의회는 이날 2차 전체회의를 열고 신당의 가칭을 ‘통합개혁신당’으로 명명했다. 이어 햇볕정책 등 노선의 통일을 위해 소위를 만들어 집중적으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들이 “개혁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선언한 것에 대해 맞불을 놓는 것과 동시에 유 대표가 가장 우려하는 대북ㆍ외교 정책 노선 차이를 최대한 신속히 불식시키겠다는 취지다.

반대파 의원 모임인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도 이날 소속 의원 11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안 대표가 보수야합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10일 원외 위원장 워크숍을 시작으로, 11일 광주, 14일 전북 지역에서 당원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여론전을 확대할 방침이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ㆍ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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