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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역안전 개선,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입력
2016.12.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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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맘때 국민안전처는 전국의 모든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지역의 안전수준을 계량화한 지역안전지수를 처음 발표한 바 있다. 화재, 교통사고, 자연재해, 범죄, 안전사고, 자살, 감염병 등 7개 분야에서 산출된 지역안전지수에 대해 지자체뿐만 아니라 언론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지역안전지수가 발표되자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을 받은 지자체를 중심으로 적지 않은 반발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 지자체 실무담당자들은 지방재정 상황이 열악해서 안전에 투자할 재원이 부족하고, 더욱이 노인과 어린이 등 안전취약 계층이 많아 구조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라고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자체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많은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지역안전지수를 보완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러한 지수 보완 작업을 거쳐 올해 두 번째로 지역안전지수를 국민안전처 홈페이지와 생활안전지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국민 누구나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분야별 안전지수 등급을 확인할 수 있다. 지역안전지수는 전년도 통계를 기반으로 산출되므로 올해 안전지수를 통해 2014년에 비해 2015년에 지역별 안전수준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지역안전지수 발표의 목적은 지자체와 지역사회의 안전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고 궁극적으로 지역의 안전도를 높이는 데 있다. 올해 지역안전지수를 분석해 본 결과 분야별로 안전등급이 상승한 지역의 91%는 사망자 수나 사고발생 건수가 감소했고, 안전등급이 하락한 지역의 85%는 사망자 수나 사고발생 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지역안전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사고로 인한 사망자와 사고발생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는 각 지자체가 지역안전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노력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소방안전교부세 교부기준에 안전등급의 개선도를 반영하여 안전등급이 많이 호전된 지자체에 더 많은 재원이 교부되도록 했다. 아울러 지자체 주도형 안전사고 사망자 감축의 성공모델을 창출하고 이를 확산하기 위해 올해부터 ‘안전한 지역사회 만들기’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캠페인성 안전문화운동에서 벗어나 신고ㆍ단속, 확인ㆍ점검, 교육ㆍ홍보 중심의 실질적인 안전문화운동을 추진하고 지난해까지 정부가 지원했던 안심마을과 안전마을 사업지역도 사업의 성과를 확인ㆍ점검하고 지원할 계획이다.

지역안전지수 발표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이를 통해 지자체들이 다른 지역보다 취약한 분야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개선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안전수준을 전반적으로 높이기 위한 것이다. 앞으로도 매년 지수를 발표할 예정인 만큼 각 자치단체와 관련기관에서는 다른 지역에 비해 안전지수가 낮은 분야와 작년 대비 안전지수가 하락한 분야에 대한 원인분석을 통해 실효성 있는 안전사고 사망자 감축 정책을 추진해 줄 것을 당부하고 싶다.

하루아침에 안전 환경이 좋아질 수는 없다. 더욱이 안전은 관심과 노력을 많이 기울일수록 향상되기 마련이지만, 그 종류가 워낙 다양하고 투자한 예산과 노력의 결과가 더디게 나타나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한 사람의 국민이라도 안타까운 희생을 당하지 않도록 묵묵히 노력해 나가고, 우리 사회도 조금씩 협력해 나간다면 어느새 안전한 나라가 되어 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중국에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우직한 사람이 산을 옮긴다는 뜻으로 꾸준히 노력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지자체와 관련기관들이 재난과 사고로 인한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노력해 주기를 기대한다. 또한 국민들도 지역의 안전수준을 높이기 위해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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