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축구대표팀의 박항서 감독이 아시안게임에서 맞붙은 ‘친정’ 한국의 손흥민(토트넘) 선수의 장난에 보인 반응이 화제다. 박 감독은 손흥민을 가볍게 밀치고는 격려 차원에서 뒤통수를 쓰다듬었다.
29일(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전에서 한국이 베트남에 2-0으로 앞선 전반 40분 손흥민은 물을 마시러 잠시 필드를 빠져나갔다. 마침 박 감독은 코치들과 작전을 논의 중이었다.
장난기가 발동한 손흥민은 박 감독 쪽으로 가 베트남 팀 작전을 엿듣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그러자 박 감독은 웃음기 띈 얼굴로 손흥민을 가볍게 밀치고는, 뒤통수를 쓰다듬었다. 묘한 긴장감이 감돌던 전반, 잠시나마 경기에 숨통이 트이던 순간이었다. 박 감독의 ‘깜짝’ 격려에 손흥민은 활짝 미소 지었다.
이날 손흥민은 중앙 미드필더로 왕성한 수비 가담을 보였다. 마치 전성기 박지성을 연상하게 하는 모습이었다. 박 감독은 이런 ‘변칙’ 전술이 한국의 승리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박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손흥민이 측면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중앙으로 나와 대비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한편, 베트남을 3대1로 꺾고 결승에 진출한 한국은 다음 달 1일 오후 8시 30분 ‘영원한 숙적’ 일본과 금메달을 놓고 격돌한다. 일본은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준결승전에서 후반 33분 우에다 아야세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0으로 승리하며 결승에 올랐다. 한국에 패한 베트남은 동메달을 놓고 같은 날 UAE와 맞붙는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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