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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MB, 때가 되면 나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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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MB, 때가 되면 나선다고 말했다”

입력
2017.10.1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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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적폐청산은 정치보복

표적 정하고 기밀까지 동원

DJ 노벨상 문제는 모르는 일

여당은 지방선거 여론몰이 중”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정부ㆍ여당의 적폐청산 드라이브에 “때가 되면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밝혔다. MB가 추석 연휴 직전 명절 인사를 겸해 페이스북에 올린 글 이상의 대응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다. 이 전 대통령은 글에서 현 정부의 적폐청산에 “이러한 퇴행적 시도는 국익을 해칠 뿐 아니라 결국 성공하지도 못한다”고 언급했다.

이 전 수석은 9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이 같은 MB의 상황 인식을 전하며 “표적을 정해두고 국가기밀까지 동원해 몰아가고 있다”고 문재인 정부를 맹렬히 비판했다. 여권의 적폐청산의 목적을 두고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차제에 보수가 다시 일어설 수 없도록 궤멸시키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당은 적폐이자 국기문란의 뿌리로 MB정부를 지목하고 있다. 이에 이 전 수석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으로 일단락됐으니 목표물을 MB로 옮긴 것”이라며 “국가기밀까지 활용한 국기문란은 현 정권이 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이 전 수석은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할지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를 존중한다”면서도 “불러다 놓고 모욕 주고 욕 보이려는 국감이라면 출석하는 게 맞는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현 정부의 적폐청산이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ㆍ실행 의혹, BBK 의혹까지 향하고 있다. 4대강 사업도 정책감사 중인데, 어떻게 보고 있나.

“많은 국민들이 ‘적폐청산이라고 쓰고 정치보복이라고 읽는다’는 말에 공감할 것이다. 현 정부는 민주정부이지 초법적인 혁명정권이 아니다. 법치와 헌법정신 아래서 정치적 금도와 상식을 지켜서 해야 하는데 (현재 적폐청산은) 모두 이를 벗어났다. 국가정보원의 서버 자료는 모두 국가 기밀 아닌가. 적폐청산TF의 민간인 위원장 등이 무슨 법적 근거로 이를 들여다 보고 언론에 흘리나.

우리도 그런 식으로 하려고 했다면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았겠나. 그렇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부인 권양숙 여사 수사도 접었다. MB는 노 전 대통령 검찰 조사도 전직 대통령의 예우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MB정부 시절 국정원이 보수단체와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논평이나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취소 청원 등을 공작했다는 정황이 검찰 수사에서 추가로 나왔는데.

“난 그에 논평하거나 변호할 입장이 아니다. 모르는 일을 얘기할 수는 없다. 다만,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나도 참모로 일하면서 모든 일을 대통령에게 보고하지는 않았다는 사실이다. 참모가 (보고 없이) 알아서 하는 일이 훨씬 더 많다. 더구나 국정원은 비밀조직이다. 내가 알 수는 없지만 많은 일은 그렇게 (보고 없이) 진행됐을 것이다. 아직 검찰 수사 중인데, 범죄 사실로 밝혀진 것도 아니고, 이런 식으로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도 적폐다. 지금 수사도 사실상 표적 수사 아닌가. 반드시 후폭풍을 가져올 것이다.”

-새로이 나온 의혹이나 정황에 MB가 사실 확인을 하거나 알아보도록 지시한 게 있나.

“이 전 대통령이 어떻게 알겠나. 또 누구한테 알아보라고 하겠나.”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도 MB정부 시절 방송장악 문건 등을 공개했는데.

“정부에 우호적인 언론 환경을 조성하려는 노력은 역대 정권이 다 해왔던 일이다.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도 정연주 전 한겨레 논설주간을 KBS 사장으로 임명하지 않았나. 방송 전문가도 아닌 사람이 사장이 돼 ‘코드방송’을 했다. 우리가 (정 전 사장을 물러나게) 한 것도 일종의 방송 정상화였다. 내가 하면 방송 정상화고 남이 하면 방송장악인가.”

-박범계 민주당 적폐청산위원장은 ‘MB정부의 적폐청산을 정치보복이라고 하는 건 박근혜 국정농단에 면죄부를 주자는 주장’이라며 개혁의 일환이라고 주장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미 탄핵했으니 그것으로 일단락 했다고 생각하고 표적을 MB로 옮긴 것이라고 본다. 국기문란은 현재 본인들이 하고 있지 않나. 그런 식으로 따지면, DJ정부 시절 대북송금 비롯한 북한과의 뒷거래는 적폐 아닌가.”

-정부 여당의 진짜 의도를 뭐라고 보나.

“당연히 지방선거 앞둔 여론몰이 아니겠나. 차제에 보수의 뿌리를 뽑아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의도인 거다.”

-13일 방송통신위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출석할 것인가.

“국감에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진 않는다. 국회도 존중한다. 그러나 민간인을 불러다 놓고 모욕을 주고 욕 보이려는 국감이라면 (출석 여부를)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나. 나갈지 말지 아직 정하지 않았다.”

-MB가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

“현 정부가 정말 우리에게 칼을 들이대겠다는 거면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우리도 한때 국정을 책임졌던 세력이다. 이 전 대통령은 ‘정권은 한때 지나가는 세력이지만 대한민국은 영원히 발전해나가야 한다. 적폐청산을 앞세운 이런 행태가 과연 국익에 무슨 도움이 되겠나. 내가 지금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때가 되면 나설 것이다. 나설 때가 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사태를 얼마나 엄중히 받아 들이고 있는지 짐작이 가나.”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12월 이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회의장에 들어서며 이동관 당시 홍보수석의 보고를 받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12월 이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회의장에 들어서며 이동관 당시 홍보수석의 보고를 받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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