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5일 “우리 아버지는 친일인명사전에 실리지 않았다”며 부친의 친일 행적 논란을 적극 부인했다. 김 대표는 도리어 “비사(秘史)지만 독립군에게 몰래 활동자금을 대기도 했다” 면서 선친인 고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의 일제시대 행적 논란과 관련해 처음으로 공개적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들과 오찬을 갖고 “친일인명사전에 ‘김용주’라는 사람이 3명 나오는데 모두 (아버지와)동명이인”이라며 “노무현 정부에서 (부친의 친일행적을 찾아 인명사전에 실으려고) 애썼지만 실패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아버지는 일제강점기에 포항에 위치한 식산은행에 들어갔고 애국심이 발동해 글을 모르는 부녀자들을 위해 야학을 했다”며 “야학하는 것이 드러나 3년 만에 (식산은행에서) 쫓겨난 아버지는 이후 1928년에 삼일상회라는 회사를 차렸는데 3ㆍ1운동을 연상시키는 이름 때문에 일본 헌병들이 회사 앞을 지키며 회사명을 바꾸라고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부친이 일제 말기인 1940년대 일본 아사히신문에 일제에 군용기 헌납과 조선 청년들의 징병을 독려하는 기명 광고를 낸 사실 등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부친의 창씨개명(가네다류슈)에 대해서도 “당시는 배급 때문에 안 할 수 없었다”며 “사람들이 아버지 보고 안중근 의사나 윤봉길 의사처럼 (항일을) 하지 않았느냐고 하면 할말은 없지만 친일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김 대표는 ‘친일 행적을 부인하는 내용을 국민들 앞에서 설명할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러면 논란이 더 불거지고 난리가 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한 민족문제연구소는 지난달 17일 기자회견에서 김 대표 부친의 친일행위와 관련한 자료를 공개하며 친일인명사전 개정판에 김 대표의 선친 이름을 추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