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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보드 여신? 즐기는 모습에 박수 받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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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보드 여신? 즐기는 모습에 박수 받는 것 같아요"

입력
2016.06.1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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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과 집만 오가는 무료한 삶에 염증

취미로 시작한 롱보드, 이렇게 뜰 줄이야

열악한 한국에도 이런 축제 열렸으면”

12일 미국 콜로라도주 베일에서 열린 ‘고프로 마운틴 게임’에 참여한 고효주씨가 롱보드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12일 미국 콜로라도주 베일에서 열린 ‘고프로 마운틴 게임’에 참여한 고효주씨가 롱보드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12일 미국 콜로라도주 베일에서 열린 ‘고프로 마운틴 게임’에 참여한 고효주씨가 롱보드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12일 미국 콜로라도주 베일에서 열린 ‘고프로 마운틴 게임’에 참여한 고효주씨가 롱보드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의 한적한 마을인 베일 한 복판을 한 여성이 길쭉한 스케이트 보드에 몸을 싣고 거침없이 질주했다. 마을 사람들은 지나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긴 생머리를 날리며 달리는 그의 모습을 열심히 바라봤다. 그 중에는 일부러 다가와 "당신이 보드를 타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고 말을 거는 사람들도 있다. 보드를 타던 어떤 청년은 사진을 함께 찍자고 요청했다.

낯선 땅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끈 여성은 바로 ‘롱보드의 여신’으로 통하는 고효주(28)씨다. 익스트림 스포츠 중 하나인 롱보드는 일반 스케이트보드보다 길이가 긴 보드로, 주행 및 묘기를 부리기 위해 많이 사용한다.

고씨는 롱보드를 타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면서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그가 베일을 찾은 이유는 10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제 15회 고프로 마운틴 게임’대회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미국 최대의 익스트림 스포츠 축제로 꼽히는 이 행사는 진흙 위를 달리는 머드런을 비롯해 카약, 클라이밍, 산악자전거, 산악마라톤, 애완견 멀리뛰기 등 총 25가지 시합이 펼쳐진다.

베일에서 만난 고씨는 “취미로 시작한 롱보드 때문에 이렇게 유명하게 될 줄 몰랐다”며 “아직 실력이 부족하지만 실력보다 즐기는 모습 때문에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고씨가 익스트림 스포츠에 발을 들인 것은 직장 생활 3년 차에 접어든 2014년 초다.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에서 이용자도구(UI) 디자이너로 일하는 그는 단순히 직장과 집만 오가는 생활에서 벗어나 좀 더 즐겁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롱보드를 시작했다. 그는 “평일에 매일 야근하고 주말에 조금 쉬는 삶이 너무 반복적이고 무료해 활동적인 취미 생활을 찾다가 롱보드를 만났다”며 웃었다.

12일 미국 콜로라도주 베일에서 열린 ‘고프로 마운틴 게임’에 참여한 고효주씨가 거리에서 롱보드를 탄 채 질주하고 있다.
12일 미국 콜로라도주 베일에서 열린 ‘고프로 마운틴 게임’에 참여한 고효주씨가 거리에서 롱보드를 탄 채 질주하고 있다.

원래 고씨는 롱보드를 타기 전에 수공예 같은 정적인 취미를 즐겼다. 그런 그에게 롱보드는 인생의 전환점이기도 하다. 롱보드 타는 모습이 궁금해 친구에게 촬영을 부탁했고 이 영상을 기록삼아 SNS에 올리면서 세계적 스타가 됐다. 그는 “롱보드를 탄 뒤로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는 의지가 생겨서 좋다”고 설명했다.

고씨의 바람은 고프로 마운틴 게임 같은 대회가 국내에서도 많이 열리는 것이다. 그는 “이 행사를 보면 단순히 참가자들의 즐길 거리를 넘어서 지역의 커다란 축제로 자리매김했다”며 “국내에서도 이런 행사도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대회를 열만한 장소나 동호인들이 즐길 만한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국내의 경우 한강 공원을 전전하다가 한 번씩 시가지의 공터를 찾는데 그때마다 관리인들에게 제지 당하는 일이 다반사”라며 “국내에도 축제 같은 공식 대회가 있다면 익스트림 스포츠 저변이 넓어지고 지역 경제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베일(콜로라도)=글ㆍ사진 김형준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 ‘롱보드 여신’ 고효주를 스타로 만든 그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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