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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폭탄 “대량살상용 기법 적용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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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폭탄 “대량살상용 기법 적용 추정”

입력
2017.06.1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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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서대문구 연세대 제1공학관 교수연구실에서 발견된 텀블러로 만들어진 사제폭탄. 연합뉴스
13일 오전 서대문구 연세대 제1공학관 교수연구실에서 발견된 텀블러로 만들어진 사제폭탄. 연합뉴스

연세대 제1공학관 4층 교수 연구실에서 13일 폭발한 사제폭탄은 테러리스트들이 사용하는 대량살상용 폭탄 제조기법을 적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조악하지만 용의자 김모(25)씨가 만든 사제폭탄의 설계와 성능은 기본을 갖췄다.

이날 사건 현장에선 AA사이즈 건전지 4개, 전선 등과 함께 커피 텀블러가 발견됐다. 초보적인 수준이긴 하지만 뇌관과 기폭장치 화약 등 폭탄요소가 갖춰진 폭발물이라는 게 경찰 설명이다. 텀블러 안에는 5㎜ 길이 나사 수십 개가 담겨 있었는데, 폭발 당시 살상력을 높이려 한 것으로 보인다.

‘못 폭탄’은 이슬람국가(IS) 등이 대량살상용 테러에 주로 사용하는 폭발물이다. 폭발과 함께 발생되는 추진력으로 못 등 금속물질이 사방으로 튀어나오며 피해 규모를 극대화한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22명이 숨진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 공연장 테러에서도 못 폭탄이 쓰인 것으로 추정되며, 지난해 3월 벨기에 브뤼셀 테러나 2013년 미국 보스턴마라톤 테러에도 같은 방식의 폭탄이 동원됐다.

전문가들은 텀블러 안에 화약물질과 뇌관을 놓고, 뇌관과 전선으로 연결된 외부의 건전지가 기폭장치 역할을 한 것이라 설명한다. 최정훈 한양대 화학과 교수는 “택배상자를 여는 순간 전선과 전선이 닿으며 일종의 스위치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선이 서로 닿으면 전류가 흐르기 시작하면서 텀블러 안 뇌관을 가열해 화약물질을 폭발시키는 구조인 것이다.

폭발물의 파괴력은 화약 종류와 양, 밀폐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폭발물에 가해지는 압력이 클수록 파괴력도 커지기 때문. 최 교수는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폭죽 등에 포함된 저질 화약이라도 커피 텀블러 크기에 꽉 채워 넣으면 반경 10m에 상당한 살상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찰은 “불꽃이 튀며 화약 일부가 연소하는데 그쳐 폭발에는 실패했다고 봐야 한다”며 “구체적인 작동 방식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정밀 분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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