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건설 분야 고용 줄 듯
올해 하반기에도 ‘괜찮은 일자리’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신규 취업자 증가폭은 양호한 수준을 이어가겠지만 대기업과 같은 좋은 일자리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에 머물거나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와 반도체 등 비 정보기술(IT) 제조업이 비교적 양호하고 금융과 건설 등 분야는 위축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은 정년연장과 통상임금 등 신규취업에 영향을 줄 노동계 이슈가 아직 정리되지 않아 신규 채용을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5월 전국 407개 기업을 상대로 채용 현황과 전망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기업의 신규 채용 규모는 작년보다 0.3%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기업은 작년보다 0.5% 채용을 늘리지만 중소기업은 1.7% 줄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잡코리아 변지성 커뮤니케이션팀장은 “하반기 채용은 작년 수준이거나 소폭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삼성은 작년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LG와 SK는 약간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공기업의 하반기 채용에 대해서는 다소 기대해볼 만하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공기관들이 올해 1만6,701명을 뽑기로 했는데, 상반기에 진행 속도가 빠르지 않았던 만큼 하반기 채용규모가 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신규 채용이 많은 공공기관은 한국전력(734명), 수력원자력(824명), 한전KPS(555명), 국민건강보험공단(622명), 국민연금공단(468명), 근로복지공단(325명) 등이다.
산업별로 보면 도소매 음식점이나 보건 사회복지 서비스업 등 임금 수준이 낮은 업종에서 주로 고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고임금 업종인 과학ㆍ기술 서비스업이나 제조업, 전기ㆍ전자ㆍ운수ㆍ통신 등 분야에서는 취업자 증가 폭이 낮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제조업 중에서는 자동차나 반도체, 석유화학 등 비 정보통신(IT) 업종에서 채용이 활발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과 건설 분야는 고용이 줄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 부산은행 대구은행 한화생명 등 채용 규모가 큰 은행과 생명보험사들은 하반기 공채 규모를 지난해보다 줄이기로 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채용계획이 불투명하고 예금보험공사와 자산관리공사는 지난해보다 채용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채용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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