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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너도나도 “변시 합격률 1위”… 입맛에 맞는 잣대로 과대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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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너도나도 “변시 합격률 1위”… 입맛에 맞는 잣대로 과대포장

입력
2018.05.06 20: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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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 등 대학별 기준 차별 적용

“법무부 합격률 기준 다양화 필요”

변호사시험을 보기 위해 시험장으로 향하는 수험생. 한국일보 자료사진
변호사시험을 보기 위해 시험장으로 향하는 수험생. 한국일보 자료사진

“변호사시험 합격률 전국 1위!”

각 대학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변호사시험(변시) 합격률을 법무부가 지난달 22일 공개한 이후, 이에 반발한 일부 대학이 자체 기준을 내세워 “우리가 1등”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로스쿨 졸업생 대비 합격자 수를 변시 합격률로 정한 정부 통계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인데, 정작 대학들도 입맛에 맞는 잣대만 앞세워 혼선만 야기하고 있다.

건국대 로스쿨은 올해 변시에서 합격률이 95%로, 전국 1위를 달성했다고 4일 발표했다. 입학정원 40명 대비 38명이 합격했다는 것이다. 단순 수치만 따지면 그렇지만, 합격자 38명 중엔 올해 처음 시험을 본 ‘초시생’뿐 아니라 재수 이상 졸업생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누락했다. 초시생만 한정하면 건국대는 입학정원 40명 중 24명이 변시를 통과해 합격률은 60%로 내려앉게 된다.

앞서 고려대 로스쿨은 입학정원을 기준으로 삼아 누적 합격률이 1위(88.21%)라고 밝힌 바 있다. ‘졸업생’을 기준으로 한 법무부 발표에선 연세대(94.02%) 서울대(93.53%)에 이어 3위(92.39%)를 차지했는데, 이 통계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학교 홈페이지에 ‘입학생들을 최대한 (변시를 볼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로스쿨의 책임과 의무’라고 부연했다. 졸업생 대비가 아니라 입학정원 대비가 맞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이런 견해에 동조한다. 권종호 건국대 로스쿨 원장은 “로스쿨 졸업생을 기준으로 합격률을 따지면, 변시를 보기 위해 치러야 하는 졸업시험을 까다롭게 출제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법무부가 입학정원 등 다양한 기준으로 변시 합격률을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퇴직 후 로스쿨 입학을 준비하고 있는 이모(29)씨는 “대학마다 발표하는 합격률이 달라 어느 로스쿨이 더 좋은지 모르겠다”라며 “아전인수 합격률로 자신들의 능력을 과대 포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로스쿨을 유치하고 있는 한 대학 관계자는 “변시 합격률이 낮게 나온 로스쿨에서 위기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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