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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업무가 차 운전보다 쉽다” 조양호 회장의 비하성 글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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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업무가 차 운전보다 쉽다” 조양호 회장의 비하성 글 파문

입력
2016.03.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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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명예훼손 고소ㆍ고발 검토

대한항공 측 “근무환경 개선 의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항공기 조종사 업무를 경시하는 내용의 글(사진)을 직접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임금협상 결렬로 쟁의행위 중인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은 “사실과 다른 글로 조종사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14일 조종사노조에 따르면 조 회장은 여객기 운항 전 조종사가 수행해야 하는 복잡한 준비 절차에 대해 정리한 대한항공 김모 부기장의 글에 13일 오전 11시31분 답글을 올렸다. 조 회장은 “전문용어로 잔뜩 나열했지만 99%는 새로운 것이 아니고, 운항관리사가 다 브리핑해주고, 기상변화는 오퍼레이션센터에서 분석해준다. 조종사는 가느냐 마느냐(Go No Go)만 결정하는데 힘들다고요? 자동차 운전보다 더 쉬운 오토 파일럿으로 가는데”라고 썼다. 그는 이어 “아주 비상시에만 조종사가 필요하죠. 과시가 심하네요. 개가 웃어요. 마치 대서양을 최초로 무착륙 횡단한 린드버그 같은 소리를 하네요. 열심히 비행기를 타는 다수 조종사를 욕되게 하지 마세요”라고 덧붙였다. 현재 이 글은 작성자에 의해 삭제된 상태다.

조종사노조는 처음엔 조 회장이 직접 쓴 글인지, 혹시 계정이 해킹된 건 아닌지 헷갈렸지만, 사측에서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점과 글의 어투 등으로 미뤄 조 회장의 글로 확신했다. 지난해 8월 최모 부기장이 퇴사하며 사내 전자게시판에 대한항공의 불통 문화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을 때 조 회장은 “합리적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반영하겠다”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고, 당시 대한항공은 “댓글은 조 회장이 직접 쓴 게 맞다”고 밝혔었다.

조종사노조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운항관리사가 사전에 브리핑을 해준 적이 없다”며 “글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회장이 이 정도로 회사의 현실을 모른다는 게 충격적”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잘못된 정보로 많은 조종사의 명예를 훼손한 점에 대해 고소ㆍ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달 20일 쟁의행위에 돌입한 일부 조종사들이 ‘회사는 적자! 회장만 흑자!’라고 적힌 스티커를 가방에 붙이자, 회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노조 위원장과 집행부를 경찰에 고소했다.

논란이 커지자 대한항공 측은 이날 “오랜 항공업무 경험이 있는 조 회장이 최근 첨단 장비의 발달과 운항통제센터의 지원으로 조종 근무환경이 많이 개선됐다는 의견을 SNS 소통 채널에 개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창훈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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