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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군수 뇌물’ 김치통ㆍ책장에 감춰둔 현금 1억 들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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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군수 뇌물’ 김치통ㆍ책장에 감춰둔 현금 1억 들통

입력
2017.10.1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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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경리계장 텃밭에 6500만원 묻어두고

2500만원은 책장에 숨겨…공무원 자백

군수ㆍ공무원ㆍ브로커 조직적 고리 드러나

순천지청, 군수 등 4명 구속ㆍ2명 불구속

전남 보성군 경리계장이 업체 브로커한테 받아 텃밭 땅속에 보관하고 있던 김치통과 5만원권 현금다발. 광주지검 순천지청 제공
전남 보성군 경리계장이 업체 브로커한테 받아 텃밭 땅속에 보관하고 있던 김치통과 5만원권 현금다발. 광주지검 순천지청 제공

이용부(64) 전남 보성군수의 뇌물 혐의가 군 경리계장 2명의 자백에 이어 결정적 증거인 김치통과 책장에 숨겨둔 현금다발 1억원 때문에 전모가 드러났다. 검찰은 5만원권 현금다발 1억원을 몰수하고 이 군수가 업체들로부터 수수한 뇌물 3억5,000만원은 환수할 계획이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관급공사를 발주한 대가로 억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로 이 군수를 구속 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은 또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전달한 관급계약 브로커와 이 군수 측근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공무원 2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군수는 2015년 10월부터 지난 7월까지 광주ㆍ전남ㆍ부산 지역 업체에 군 발주 공사를 주고 그 대가로 보성군 경리계장들을 통해 9차례에 걸쳐 총 3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리계장 A(49)씨는 2016년 9월부터 지난 7월까지 관급계약 브로커한테 20여 차례에 걸쳐 2억2,500만원을 받아 이 군수에게 1억5,000만원을 상납했다. 나머지 6,500만원은 플라스틱 김치통에 담아 집 마당 땅속에 묻어놓고 1,000만원은 다락방에 감춰뒀다. A씨는 수사망이 좁혀오자 뇌물수수 사실을 털어놓고 숨겨둔 5만원권 현금다발 7,500만원을 검찰에 제출했다.

직전 경리계장인 B(49)씨는 2014년 12월부터 지난 5월까지 다른 브로커한테 22차례에 걸쳐 2억3,900만원을 받아 대부분을 이 군수에게 건네주고 현금 2,500만원을 검정 비닐 봉투에 담아 집 책장에 보관해오다 검찰에 신고했다.

두 공무원이 보관하던 현금다발은 보성군 관급계약 비리 사건을 해결하는 결정적 증거가 됐으며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달 이 군수와 군수의 측근, 브로커 등 4명을 구속했다. 검찰 수사에 협조한 공무원 AㆍB씨에 대해서는 책임을 감경해 불구속 기소했다.

임관혁 순천지청 차장검사는 “이번 수사로 보성군이 특정 업체에 계약을 몰아주고 그 대가로 계약금액의 5~10%를 뇌물로 받은 사실을 적발해 지역에 만연했던 토착비리의 구조와 실체를 확인했다”며 “토착비리를 엄단하고 범죄수익을 철저히 환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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