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안봉근ㆍ이재만 집 압수수색
태블릿PC서 사용 ‘그레이트박’
3인방 접속 내역 등 살펴볼 방침
朴대통령 조사 앞두고 증거 잡기
崔 압력 의혹 ‘GKL’도 압수수색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청와대 안봉근(50) 전 국정홍보비서관, 이재만(50) 전 총무비서관 자택을 압수수색, 구속된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까지 ‘문고리 3인방’이 모두 수사 선상에 올랐다.
9일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지검장)는 안ㆍ이 전 비서관 등 전ㆍ현직 청와대 관계자 4명의 자택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개인용ㆍ업무용 휴대폰 및 업무일지, 다이어리 등을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과 관련한 압수수색”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이 정 전 비서관 외에 두 전직 비서관이 모두 최씨와 연결된 것으로 보는 근거 중 하나는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태블릿PC에서 발견된 이메일 계정 ‘그레이트박1819(greatpark1819)’다. 주요 청와대 문서를 다운로드하는데 쓰인 이 계정에 대해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안ㆍ이ㆍ정 ‘문고리 3인방’이 공동으로 쓰던 계정”이라고 주장했다. 수사본부는 이날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세 비서관이 해당 계정에 접속한 내역 등을 면밀히 살펴볼 방침이다.
특히 총무비서관이었던 이 전 비서관은 청와대에서 생산된 주요 문서 및 전산설비의 보안 책임을 담당했다. 때문에 USB메모리나 외장하드를 비롯한 비인가 저장 장치ㆍPC 등의 반출ㆍ입 여부나, 공용 업무망과 일반 인터넷망이 엄격히 구분돼 있는 청와대에서 기밀 문서가 이메일 등으로 최씨의 태블릿PC로 흘러가게 된 경위를 밝힐 수 있는 핵심인물로 지목된다.
안 전 비서관의 경우 청와대 직원들이 최씨의 의전을 담당했다는 의혹의 가운데에 있다. 안 전 비서관은 2015년 1월 ‘정윤회 문건 파문’ 후폭풍으로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전보조치되기 전까지 과거 정부의 영부인 의전을 전담했던 제2부속비서관으로 있었다. 안 전 비서관은 직접 차량을 운전해 최씨가 아무 제지 없이 청와대 출입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부속비서관실 소속 이영선, 윤전추 행정관이 박 대통령의 의상을 고르고 있는 최씨와 함께 찍힌 폐쇄회로(CC)TV 화면도 공개됐다.
두 전 비서관을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인 검찰은 청와대 문서 유출 경위 입증을 시작으로 3인방과 최씨와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살펴본 뒤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금 모금 의혹 등 대기업을 상대로 한 검찰 수사도 이어지고 있다. 수사본부는 8일 LG 이모 부사장, CJ 조모 부사장, SK 박모 전무, 한화 신모 상무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데 이어 이날도 한진 김모 전 전무를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최씨가 안종범(57ㆍ구속)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문화체육관광부를 동원해 이권을 챙기려 한 의혹을 받고 있는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 대해서도 이날 오전 압수수색 했다. 최씨는 GKL이 장애인 펜싱 선수단을 창단하도록 하고 자신의 회사인 더블루K가 선수단 관리 대행사로 지정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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