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초등학교 저학년생이 동일한 여학생에게 잇따라 성추행을 저질러 논란을 빚고 있다.
26일 인터넷 커뮤니티인 네이트판에 따르면 대구의 D초등학교 2학년생인 A양은 최근 잇따라 성희롱과 협박까지 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첫 번째 사고는 지난 7월22일 떠난 소풍 자리에서 벌어졌다. A양과 같은 반인 B군과 다른 반 친구 2명은 이날 한 캠핑카 안에서 당시 팔에 부상을 입고 깁스까지 한 A양에게 “옷 벗기 놀이를 하자”며 “너도 옷을 벗으라”면서 옷을 모두 벗기고 장난감 스피너로 A양의 엉덩이를 건드렸다.
B군의 괴롭힘은 계속됐다. B군은 지난 12일 A양에게 “학교 내 창고에서 네 벗은 몸을 보여 달라”고 요구하면서 “너희 엄마에게 이야기하면 복수할 것”이란 협박까지 받았다. A양은 B군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봉변은 면했지만 심리적 고통은 커졌다. 특히 A양의 2차 피해는 1차 사고를 입은 지난 7월 이후, 대구의 한 아동 성폭력 상담센터에서 상담을 받던 도중 벌어진 것이어서 충격은 더해졌다. A양의 어머니인 C모씨는 “딸이 센터에서 상담을 받고 학교도 잘 다니고 나아지는 듯 했는데, 두 번째 사건 이후로는 학교가 무섭다면서 조금만 건드려도 소리를 지른다”고 토로했다. B군은 A양에게 1차 피해를 입힌 이후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문까지 썼지만 “A양의 벗은 몸이 자꾸 생각이 나서 또 다시 괴롭히게 됐다”고 말했다. A양은 현재까지도 성폭력 상담센터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해당 학교 측의 미온적인 대응에도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학교는 A양의 2차 피해 이후 대책 위원회를 열고 ▦서면사과 ▦피해 학생에 대한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 금지(1개월) ▦가해자와 가해자의 보호자는 교육감이 정하는 기관에서 특별교육 2시간 이수 등을 대응책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피해자와 가족들은 두 번이나 발생한 사고에 대한 재발방지 방안으로는 허술하다는 입장이다. 피해 학생이 가해 학생들과 학교를 같이 다닐 수 밖에 없는 조치였기 때문이다. “B군의 반이라도 좀 옮겨달라”는 피해자 측의 요구도 묵살됐다. C씨는 “현재 학교 측에선 더 이상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면서 “내 모든 연락을 회피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C씨는 이어 “1개월 동안 협박 금지면 1개월 이후엔 협박이 가능하다는 소리냐”며 “억장이 무너질 것 같다”고 분개했다.
이와 관련, 학교 측은 현재 수동적인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A양의 담임인 L교사는 “그 사안에 대해선 교무실로 연락을 취하라”고 했고 해당학교 교무실 관계자도 “교육청으로 연결을 해보라”며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한편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가해 학생들이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고 이 사건에 대해선 조심스럽다”며 “그저 아이들이 놀다가 생겨난 일이라는 가해자 측과 피해자 측의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유지윤 인턴기자(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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