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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스캔들 수사 중단시켜라”… 사법 방해 논란 키우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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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스캔들 수사 중단시켜라”… 사법 방해 논란 키우는 트럼프

입력
2018.08.02 18:04
수정
2018.08.03 02:1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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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스 법무장관에 공개 압박

“실시간 사법방해 증거” 비판

재판받는 매너포트와는 선긋기

#뮬러 “대면조사 땐 질문 줄이겠다”

지난달 3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백악관을 나서며 손을 흔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백악관을 나서며 손을 흔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와 도널드 트럼프 후보 캠프 측의 공모 의혹,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특검 수사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논란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이 수사를 중단시켜야 한다면서 ‘공개 압박’을 가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권한을 활용해 현재 진행 중인 수사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개입하는 것은 탄핵 사유인 사법방해죄에 해당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만 러시아 스캔들 사건과 관련, 7건의 ‘폭풍 트윗’을 올렸다. 로버트 뮬러 특검 수사를 직ㆍ간접적으로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그는 “이것(러시아 스캔들 수사)은 끔찍한 일”이라며 “우리나라(미국)를 더 더럽히기 전에 세션스 장관은 조작된 마녀사냥을 지금 바로 중단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뮬러 특검에 대해서도 “완전히 상반된(totally conflicted) 인물”이라고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특검 수사 비판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러시아 스캔들 의혹의 최정점에 있는 그가 본인의 방어권 행사를 넘어, ‘대통령의 참모’인 세션스 장관을 상대로 “중단시켜야 한다”는 언급을 했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명시적인 지시 문구는 아니었다 해도, 사실상의 지시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검사 출신인 리차드 블루멘탈 민주당 상원의원은 워싱턴포스트(WP)에 “(트럼프의 트윗은) 그 자체로 사법방해에 해당하든 아니든, (수사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확실히 담긴 명백하고 심각한 형사상의 증거”라고 전했다. 그는 “현재 미국 대통령이 우리의 눈 앞에서 실시간으로 사법방해를 저지르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이제 존재한다”며 “트럼프가 사법방해의 한 사례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시점도 의미심장하다. 대선 캠프를 이끌었던 폴 매너포트(69)의 재판 시작과 맞물려 있어서다. 매너포트는 금융사기 등 혐의로 뮬러 특검에 의해 가장 먼저 기소된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매너포트는 로널드 레이건과 밥 돌 등 존경받는 많은 정치 지도자들을 위해 일했고 나와 일한 건 아주 짧은 시간”이라며 “(매너포트의) 오래 된 혐의들은 ‘공모’와는 관계가 없다. 거짓말!”이라는 트윗을 남기기도 했다. 매너포트와 선을 그은 것이지만, 반대로 궁지에 몰리자 트윗을 쏟아낸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백악관과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단은 “(지시가 아니라) 본인의 의견을 밝힌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이 쉽게 가라앉을지는 미지수다. WP는 “뮬러 특검에겐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에 대한 또 하나의 증거자료를 추가한 셈”이라고 했고, 월스트리트저널도 “특검 수사 방해 의도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뮬러 특검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 측에 “사법방해 의혹과 관련한 질문의 수를 줄여 주겠다”는 제안을 건넸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다만 그는 ‘서면 조사가 아니라 대면 조사를 할 때’라는 전제 조건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o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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