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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큰소리쳐도 터키 직접 겨냥 군사 보복 나서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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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큰소리쳐도 터키 직접 겨냥 군사 보복 나서지 않을 것

입력
2015.11.2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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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러시아 소치에서 요르단 국왕과 회동을 갖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소치=AP 연합뉴스
24일 러시아 소치에서 요르단 국왕과 회동을 갖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소치=AP 연합뉴스

러시아 정부가 자국의 전투기 격추 사건에 대해 감정적으로 거센 불만을 표출하고 있지만 대규모 군사적 대응으로까지 확전 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외교 전문가들이 예측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국 전투기 격추 사건에 대해 “등 뒤에 칼을 꽂은 것”이라며 격한 반응을 드러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험악한 단어로 감정을 드러내면서도 군사적 대응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고 러시아 정부가 행동에 나서기 보다는 먼저 이번 사건을 분석할 것이라고 밝힌 점 등은 군사 보복이 벌어지더라도 직접 터키를 겨냥하기보다 시리아 반군에 대한 부분적 군사작전에 그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이번 사건을 “(터키의) 계획된 도발”이라고 비난하면서도 “전쟁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러시아연구소 이사인 샘 그린은 “푸틴이 험한 말을 한 주요 목적은 자국에서 체면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가디언에 설명했다.

러시아 격투기를 격추한 당사자인 터키의 대응도 역시 조심스럽다. 터키는 격추 사건 직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의 긴급회의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는 ‘자국의 영토 보전과 안보에 위협을 받는 동맹국은 전체회의를 소집할 수 있다’는 나토 조약 4조에 근거한 것이 아니었다. 터키가 올 7월 IS와 쿠르드족 반군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상대로 ‘테러와의 전쟁’을 시작할 때에는 나토 조약 4조에 근거해 전체회의를 소집한 점을 미뤄보면 이번에는 당시보다 수위가 낮은 회의를 소집한 것이다. 여기에는 지금의 긴장상황을 더 이상 악화시키고 싶지 않다는 신호를 러시아에 보낸 것이라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5일 이날 이스탄불에서 열린 한 행사의 연설을 통해 터키 전투기가 전날 러시아 전투기를 공격한 것은 “단지 우리 안보를 수호하고 우리 형제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한 의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터키의 외교정책 전문가 애론 스테인은 “터키는 모스크바와 맞붙기보다는 긴장을 단계적으로 감소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터키 언론들은 이날 외무부 당국자를 인용해 메브류트 차부쇼울루 터키 외무장관과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조만간 회동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핵 군축 지지단체인 유럽 리더십 네트워크(ELN)의 이안 컨즈 대표도 “이번 사건은 외교적 분쟁이 되겠지만 전면적인 군사 대응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터키와 러시아는 무역, 경제, 관광업을 기반으로 강력한 관계를 맺고 있다”며 “또한 러시아 여객기 폭발 사건과 파리 테러 등을 계기로 러시아와 서방이 시리아에서 협력하고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러시아는 이 기회를 외교적 고립에서 탈피하는 발판으로 삼고 싶어한다”고 지적했다.

ELN은 최근 터키 주변뿐만 아닌 발트해 전역에서 러시아 공군이 나토 회원국의 영공을 인접해 비행하거나 종종 침범해 우발적 충돌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양측의 오해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러시아와 나토 회원국 간 새로운 매커니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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