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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차 촛불집회] "태극기 휘날리면 촛불은 꺼진다" 대통령 향해 헌화한 보수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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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차 촛불집회] "태극기 휘날리면 촛불은 꺼진다" 대통령 향해 헌화한 보수단체

입력
2016.12.1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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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운동 수운회관 앞에서 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 등 50여개 극우단체로 구성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회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박진만 기자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운동 수운회관 앞에서 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 등 50여개 극우단체로 구성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회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박진만 기자

“태극기가 휘날리면 촛불은 꺼진다!”

박근혜 퇴진 8차 촛불집회가 열린 17일 서울 도심에서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무효’를 주장하며 맞불 집회에 나섰다. 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박사모)이 중심이 된 대통령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 회원 3만여명(이하 경찰추산)과 엄마부대 회원 1,500여명 등은 “누명탄핵 멈춰라” “썩은 국회 해산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대규모 행진까지 벌였다.

이날 서울 종로구 경운동 수운회관 앞에서 열린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한 권영해 전 국방장관은 “(현역시절) 종북 세력을 완전히 소탕했다면 여러분들이 오늘날 이런 고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정치인들은 다 촛불이 무서워 여당 의원까지 꼬리를 감추기 바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도 “반국가 세력들이 나라를 뒤집으려 하고 있다. 태극기의 바람이 태풍이 돼 저 촛불을 꺼버리고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보수단체 집회 현장에는 새누리당 친박계 현역 의원들이 잇따라 모습을 드러냈다. 전날 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박계 정우택 의원이 당선된 만큼 내부 주도권을 잡았다고 생각하는 친박계가 외부로 시선을 돌려 세(勢) 몰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엄마부대가 광화문 세종로소공원에서 개최한 ‘탄핵무효국민총궐기대회'에는 “바람 불면 촛불은 꺼진다”는 발언으로 촛불민심의 공분을 산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참석했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지난주 국회가 의결한 탄핵은 잘못된 것이고 헌재가 반드시 기각할 것”이라며 “좌파들은 대한민국 모두가 박 대통령을 버렸다고 하지만 아직도 대통령을 버리지 않은 시민이 많다는 것을 보여줘야 재판관들이 흔들리지 않고 정확한 판결을 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한동안 참가자들 사이에 앉아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 무효” 구호를 외치다 자리를 떴다. 수운회관 앞에서 열린 집회에는 친박계 핵심인 이우현 새누리당 의원이 참석해 “김대중 노무현 때는 더 많은 비리가 있었다”며 “억지 탄핵은 무효다. 대통령을 지켜달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를 압박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20대 직장인 이민규씨는 “역대 정부도 재단을 설립해 기금을 모은 적이 많은데 박 대통령만 잘못해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겠느냐”며 “특별검사와 헌재는 제발 중립적인 입장에서 객관적인 눈으로 봐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집회 무대에 박한철 헌재 소장의 사진과 함께 ‘역사에 길이 남을 정의로운 심판을 하라’고 써 붙인 현수막을 붙여 놓고 “좌파 세력은 헌재 협박을 당장 멈추라”고 요구했다.

수운회관 앞에서 집회를 끝낸 참가자들은 오후 1시부터 청와대 인근 소격동 방향으로 행진했다. 이들은 세움아트스페이스 건물 근처에 이르자 박 대통령을 응원한다는 의미로 빨간 장미꽃과 노란 종이비행기를 두고 오는 ‘백만송이장미대행진’ 행사를 진행했다. 종이비행기에는 ‘박정희 대통령의 나라사랑 정신을 기억한다’ ‘대통령님 사랑해요’ 등의 문구가 적혔다. 참가자 일부는 청와대를 향해 연신 허리를 숙이며 “우리가 종북 좌파를 물리치겠다”며 울먹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날 집회를 “맞불 집회가 아닌 태극기 집회”라고 부르던 일부 참가자들이 손에 쥐고 있던 태극기를 찢어 지하철3호선 안국역 앞 쓰레기통이나 길가에 버려 논란이 됐다. 또 일부 참가자들은 한 방송사가 집회 참석 인원을 자신들이 파악한 것과 다르게 보도했다고 취재를 방해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보수단체 회원들이 17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청와대 인근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의미로 빨간 장미꽃과 노란 종이비행기를 내려 놓고 있다. 정반석 기자
보수단체 회원들이 17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청와대 인근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의미로 빨간 장미꽃과 노란 종이비행기를 내려 놓고 있다. 정반석 기자
김진태(둘째 줄 가운데) 새누리당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소공원에서 엄마부대봉사단 등 보수단체 주최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 무효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태(둘째 줄 가운데) 새누리당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소공원에서 엄마부대봉사단 등 보수단체 주최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 무효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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