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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최대 매출 올리고도 수익성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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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최대 매출 올리고도 수익성 악화

입력
2018.03.01 04:4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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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 소공동 본점. 롯데면세점 제공
롯데면세점 소공동 본점. 롯데면세점 제공

국내 면세점들의 주요 고객인 중국 단체 관광객이 급감했음에도, 지난달 면세점 매출과 외국인 매출 규모가 동반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매출 증가에도 면세점들의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하고 있어 면세점 업계의 고민은 더 깊어지는 실정이다.

28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 1월 국내 면세점의 전체 매출(13억8,006만달러)은 작년 1월(9억6,910만달러)보다 42.4%나 급증했다. 작년 9월 이후 4개월 만에 월간 사상 최대 매출 기록도 경신했다. 특히 전체 매출 가운데, 외국인 이용객 매출(10억6,934만달러)은 사상 처음 10억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갈등으로 중국 정부가 자국 단체 관광객의 한국 여행을 금지하기 전인 지난해 1월과 비교해서는 외국인 매출은 무려 50.9%나 늘어난 수치다.

급상승세인 매출액과 반대로, 면세점을 찾는 외국인 이용객은 계속 감소세다. 중국 단체관광객의 한국여행 금지가 사실상 지속되면서 올 1월 국내 면세점을 찾은 외국인 이용객은 작년 1월보다 19.9% 줄어든 134만6,000명에 그쳤다. 그 결과 외국인 1인당 구매액(올 1월 794.3달러)은 1년 전(421.1달러)보다 무려 88.6% 늘었다.

면세점업계는 이런 현상을 중국 ‘보따리상’의 대량구매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관광은 오지 못하지만 여전히 한국 상품을 원하는 중국인을 노리고 면세품을 대량 구매해 가는 큰 손이 매출액을 끌어올린다는 얘기다. 서울 강북 지역 면세점 내 화장품 매장 관계자는 “매장 문을 열자마자 보따리상들이 대형 캐리어를 끌고 와 물량을 쓸어가곤 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면세점 간 거리가 멀어 보따리상이 이동하기 불편한 강남 면세점들은 최근 매출 순위에서 강북 면세점에 점차 밀려나고 있다.

하지만 면세점 업계는 보따리상의 대량 구매가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다. 늘어난 매출만큼 수익성도 좋아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보따리상에게 대량 구매에 따른 할인혜택을 주다 보니 같은 매출을 올려도 마진이 크게 줄어드는데다, 일부 인기 품목에만 매출이 집중돼 다른 상품들의 재고가 늘어나는 것도 부담스럽다.

업계 관계자는 “보따리상에게 20% 안팎을 할인해주면 수익률이 일반 관광객의 절반 정도로 떨어진다”며 “외형상 실적은 호전되는 것 같아도 보따리상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장기적 관점에선 면세점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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