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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연구인력 무차별 영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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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연구인력 무차별 영입 논란

입력
2018.01.12 04:4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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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 측 연구인력 10% 규모

“경영위기 틈타 기술유출 노려

자구노력 경쟁사 벼랑 내몰아”

탈세. 게티이미지뱅크
탈세. 게티이미지뱅크

한국타이어가 채권단 자율협약 상태인 금호타이어의 전문기술 인력을 대거 영입하러 나섰다. 인재 영입은 정상적인 경영 행위라는 해석도 가능하지만, 어려움에 빠진 경쟁사를 벼랑 끝으로 몰아붙인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곡성ㆍ중앙연구소에 근무하는 연구원들에게 최근 이직을 제안하는 연락이 쇄도하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한 연구원은 “모르는 헤드헌터에게 연봉인상은 물론이고 이직에 따른 소송비용까지 부담하겠다는 제안이 왔다”며 “월급이 제 때 지급되지 않으면서 이직을 고민하는 직원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특히 특정인을 스카우트하는 통상적 관행과 다르게 특정 연령대와 특정 영역에 대한 무차별적 영입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 금호 측 내부조사 결과 이직 제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 연구원이 30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 측 연구인력의 10%에 해당되는 규모다. 금호타이어 기술인력 스카우트를 담당한 한 헤드헌터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다수의 금호 측 연구원을 영입하라는 지시가 내려왔으며, 한국타이어 인사담당자와 면담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입 대상은 경력 3년 이상 금호타이어 소속 연구원으로 ▦내구 성능 향상 기술 연구를 하는 NVM 전문가 ▦시험법 개발ㆍ데이터 분석 엔지니어 ▦시험설비 보전 엔지니어 등 7개 직무와 관련 기술인력이다. 제품을 최종 평가하는 역할을 하는 곡성연구소의 테스트 엔지니어 부문은 신입을 제외한 조직원 10여명을 모두 영입하겠다는 제안까지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타이어가 2016년 대전 대덕단지에 연구소를 준공한 이후 연구 인력 수혈에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내부에선 “경쟁사의 위기를 틈타, 노골적으로 기술 유출을 시도한다”며 비상이 걸렸다. 금호가 지난해 9월 더블스타와 매각계약이 무산되면서 채권단 관리로 들어가는 등 어려워진 경영환경을 한국타이어가 이용, 고액 연봉을 내세워 인력 빼내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ㆍ차장급 연구원에게는 억대 연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눈물겨운 자구노력을 벌이고 있는 경쟁사를 벼랑으로 몰겠다는 의도”라며 “경쟁사가 육성한 인력을 손쉽게 빼가려 하지 말고 선의의 경쟁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쟁사 간 인재 영입은 손쉽게 영업비밀이나 타사 기술을 파악할 수 있어 종종 벌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금호와 한국타이어는 상호간에 현직 연구원을 영입하지 않기로 구두협약이 돼 있고, 연구원들은 ‘퇴직 시 2년 간 동종업계 재취업 또는 창업하지 않겠다’는 정보보호서약서를 쓴 상황이어서 업계에선 이번 영입전을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연구조직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 헤드헌터 측에서 금호타이어 연구인력이 필요하냐는 연락이 와 검토를 벌이고 있었다”며 “연구원들도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는데다, 우리 측 연구원도 타사에 내준 적도 있어 큰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한국타이어 로고. 한국타이어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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