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중
의학전문기자

등록 : 2018.06.07 14:37
수정 : 2018.06.07 14:48

아버지에게 간 기증한 두 학생, 의사ㆍ간호사 돼 간이식 병동 근무

등록 : 2018.06.07 14:37
수정 : 2018.06.07 14:48

서울아산병원 최진욱 외과 전문의‧형민혁 간호사

간경화ㆍ간암 앓고 있는 아버지 위해 간 일부 기증

생사의 기로에 선 간이식 환자들에게 용기 북돋아

간경화와 간암을 앓고 있는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간을 이식한 서울아산병원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는 형민혁 간호사(왼쪽)와 최진욱 외과 전문의. 서울아산병원 제공

배에 15cm가 넘는 수술 흉터를 지닌 의사와 간호사가 한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 병동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진욱(31) 외과 전문의와 형민혁(25) 간호사 이야기다.

이들은 간 질환으로 생사의 기로에 선 아버지에게 간을 기증하기 위해 각각 2006년과 2014년 수술대에 올랐다. 당시 최 전문의는 고3 수험생이었고 형 간호사는 대학 새내기였다. 이들은 지금 자신과 같은 선택을 하는 이들이 찾아오는 간이식 병동에서 일하고 있다.

2006년 1월 간경화를 앓고 있는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간 일부를 기증한 최 전문의는 2013년 울산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아산병원에서 외과 전공의 과정을 마친 후 올 3월부터 서울아산병원에서 간이식ㆍ간담도외과 전문의로 일하고 있다.

2014년 1월 간암으로 생사의 기로에 선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간 일부를 내놓았던 형 간호사는 간암으로 고생하는 아버지를 지켜보다 간호사의 길을 선택했다. 2013년 서울대 간호학과에 입학해 4학년이었던 2016년 2월 서울아산병원 외과중환자실(SICU2)에서 인턴 과정을 마치고 지난해 7월부터 자신의 아버지가 입원했던 간이식 병동에서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간이식외과병동은 간암이나 말기 간부전 등 중증환자들이 마지막 희망인 간 이식 수술을 받고 퇴원할 때까지 머물며 치료받는 곳으로 환자의 생사여부가 갈리는 곳이다. 생사의 기로에 선 병동환자들은 자신의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간이식을 실천한 이들의 진료와 돌봄을 받으며 큰 용기를 얻고 있다.

최 전문의는 “간이식을 받은 후 회복 중인 중환자를 돌보느라 하루 2~3시간씩 쪽잠을 자야 하지만, 환자들을 보면 모두 부모님 같아 한시도 소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형 간호사는 “환자를 볼 때면 4년 전 간이식 수술을 받았던 아버지 생각이 나서 매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4월 말기 간 질환으로 딸에게 간을 기증받은 50대 가장 정모 씨는 “간 이식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을 거쳐 간이식병동으로 올라왔을 때 따뜻한 말과 행동으로 보살펴 준 최 전문의와 형 간호사 덕분에 무사히 퇴원할 수 있게 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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