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들 "우상 숭배물 제거"
조각 부수고·고문서 불태워, 모술 지역 박물관·사원도 폭파
이슬람 극단주의 추종자들의 만행이 담긴 영상이 26일 잇따라 공개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영상 속 인물들은 문화 유적을 무차별하게 훼손하는가 하면 유대인을 잔인하게 총살하며 왜곡된 이슬람 사상을 외치고 있다.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이날 IS 대원들이 이라크 북부 모술의 고대 유적을 파괴하는 영상을 내놨다. 약 5분 길이의 영상에서는 남성 2~5명이 박물관으로 추정되는 건물 안에 전시된 대형 조각상들을 망치로 부수는 장면이 나온다. 이들이 훼손한 유물에는 기원전 9세기 아시리아 시대의 조각에서부터 오스만 제국 시대 발명품, 이라크 최초의 인쇄소에서 찍어낸 시리아어 서적 등이 포함돼 있다.
영상에 등장하는 한 IS 대원은 “무슬림들이여, 내 뒤에 있는 유물들은 신을 섬기는 대신 우상을 숭배해왔던 고대 사람들의 흔적이다”라며 “예언자 무함마드는 과거 그의 거룩한 손으로 이러한 우상숭배물들을 제거했다”고 말했다.
IS는 최근 모술을 중심으로 유적 파괴를 지속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5일 모술의 한 도서관에 소장된 희귀서적과 고문서 8,000여점을 소각했고, 이날에는 박물관 유적뿐만 아니라 모술 중부에 위치한 쿠드르사원도 폭발시켰다. 이라크 내 IS 점령지에는 유적지 1,800여 곳이 있다고 알려져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IS의 만행이 이어지자 유네스코(UNESCO) 이리나 보코바 사무총장은 이날 유적 파괴 행위와 관련한 논의를 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회의를 요청했다. 그는 영상 공개 직후 성명을 내고 “문화적 비극 그 이상의 사건”이라며 “이라크에 종파 문제와 극단주의를 야기하는 안보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BBC는 이날 프랑스 주간지 르 누벨 옵세라바퇴르를 인용, 지난달 9일 프랑스 파리의 유대인 상점에서 인질극을 벌인 아메디 쿨리발리가 범행 당시 촬영한 영상이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쿨리발리는 파리 주간지 테러범 형제와 함께 이슬람 원리주의를 좇아왔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쿨리발리가 소형카메라 ‘고프로’로 촬영한 7분45초짜리 영상에는 그가 인질들을 협박하고 이들 중 3명을 총으로 쏴 살해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다. 그는 영상에서 인질들을 향해 “아무도 움직이지 말라”며 협박한 뒤, 한 인질을 일으켜 세워 이름을 묻고는 그에게 총을 쏜다. 또다른 인질에게는 “태생이 뭐냐”고 묻고, 이 인질이 “유대인이다”라고 대답하자 곧장 총격을 가한다. 영상에는 이처럼 쿨리발리가 무자비하게 인질들을 살해한 뒤 “내가 왜 이곳에 있는 줄 알고 있냐”며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라고 소리치는 장면도 등장한다고 BBC는 전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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