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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밀실 결정이 낳은 성주 사드 부지 재검토 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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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밀실 결정이 낳은 성주 사드 부지 재검토 혼선

입력
2016.08.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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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4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결정된 경북 성주군 성산포대 입지와 관련해 “성주군민의 우려를 고려해 군에서 추천하는 지역이 있다면 성주군 내 새 지역을 면밀하고 정밀하게 검토 조사하도록 해 보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TK지역 초선의원과 지역구의 이완영 의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국방부도 대통령의 언급이 전해진 뒤 “성주군이 지역 내 다른 부지의 가용성 검토를 요청한다면 사드 배치 부지 평가기준에 따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사실상 사드 부지 재검토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국정운영 능력의 미숙과 소통 능력 부재를 또 한번 드러내는 계기라는 점에서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뒤바뀐 정책 결정 절차로 인해 큰 사회적 비용이 초래됐고, 또 다른 혼선 가능성도 우려된다.

정부의 밀실 결정에 대한 주민의 거센 반발과 수용 가능한 부지 선정 요구에 밀려 박 대통령이나 국방부가 ‘최적지’라는 기존 입장을 바꾸고 부지 재검토를 하게 된 셈이니 정책 신뢰도 역시 땅에 떨어지게 됐다. 애초에 정밀 조사→주민의 의견수렴 및 설득→조정과 결정이라는 일반적 절차를 무시하고 정부가 일방적 결정을 한 데 따라 주민 반발 등 사달이 났다. 성주군과 주민은 현재 읍내에서 1.5 ㎞ 떨어진 성산리 성주포대 부지 대신 읍내에서 훨씬 더 멀리 떨어지고, 해발 고도가 더 높은 금수면 염속산 등을 대안으로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지난달 말 “실무 차원에서 이 지역을 검토한 결과 부적합 요소들이 많이 발견됐다”며 성주군 내 제3의 부지 대체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국방부 입장이 180도 바뀌게 돼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 박 대통령이나 국방부는 사드 부지 결정과 관련해 군사 기밀적 요소, 사안의 시급성 등을 들어 일방 결정의 불가피성을 변명하고 있지만, 어차피 공개될 부지였다는 점에 비춰 구실에 불과하다. 나아가 성주군 내 제3의 부지가 최종 선정될 경우 당초의 성산포대 부지 결정은 더 나은 장소를 들여다보지 않은 정부의 ‘날림’조사의 결과였다는 비난 또한 감수해야 한다.

정부는 성주 사드 부지 선정과 관련한 진통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아무리 중요하고 시급한 결정이라도 제대로 수순을 밟지 않을 경우 결국 값비싼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 주민 의견은 우선시해야 하고, 소통과 설득 능력만이 원활한 정책 수행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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