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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오! 베트남] “개성공단은 별거 중인 남북 연결할 옥동자”

입력
2017.04.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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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옥성석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

옥성석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
옥성석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

미국의 북폭설 등 한반도를 둘러싸고 최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과 관련, 옥성석(63)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은 “개성공단 같은 공단이 북쪽 깊숙이서 한 두 개만 더 가동되고 있었어도 이렇게 불안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 생활은 물론 나라 경제를 떠받칠 기업들의 활동에도 타격이 작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또 “남북관계 개선의 시발점은 마지막까지 남북한을 연결하고 있던 개성공단이 되어야 한다”며 “다음 정부에서 개성공단은 대북정책의 한 수단이 아니라 ‘어떤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인 운영이 보장되는’ 단단한 연결고리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7월 개성공단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베트남에 진출, 하노이 인근 흥옌성에서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그를 12일 전화로 만났다.

-개성공단과 베트남을 비교하면.

“남부 호찌민시 인근 공단보다 인건비가 10~20% 가량 저렴해서 북부로 자리 잡았는데도 개성보다 비싸다. 비슷한 문화라고 하지만 그래도 차이가 있고, 의사 소통, 노사 관계, 생산성, 법규 등 여러 측면에서 개성공단에 뒤진다. 그렇지만 북한이 지금처럼 닫혀 있는 상황에서 베트남이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얼마를 내다보고 투자했나

“10년 전 중국 진출기업들이 이제 베트남 등 동남아로 이전하고 있다. 베트남은 중국보다 더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어서 이곳도 길어야 10년이다. 특별한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5년도 버티기 힘들 것으로 본다. 아프리카로 가겠나, 남미로 가겠나. 기업들이 북쪽으로 간다면 한국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개성공단에 대한 부정적 시선도 많다. 퍼주기 논란이 대표적이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이익을 취했다면 ‘퍼주기’란 말이 맞을 수 있다. 하지만 개성에서는 남북한이 공동으로 이익을 취했다. 개성공단 진출 123개 기업뿐만 아니라 그 뒤 5,000여개 협력사와 그 종사자 10만여명도 혜택을 누렸다. 공단 근로자 5만4,000명의 식자재, 장갑, 사무용품 등 일체의 소모품도 한국에서 갖다 썼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 제품을 구입할 수 있었다. 또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자본주의도 전파했다. 그들의 소득을 올려서 향후 남한이 부담하게 될 통일비용까지도 줄였다.”

-북한 근로자 임금이 무기개발에 쓰인다고 한다.

“그런 식의 문제제기라면 금강산 관광도, 체육 등 민간 분야 교류 등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박근혜 정부도 2013년 6월 개성공단 재가동 합의 당시 ‘어떤 정세에도 영향 받지 않는 안정적 운영’을 보장하지 않았나. 공단 운영은 계속해나가고 그런 문제들은 정치, 외교적으로 풀어야 한다.”

-개성공단이 남북관계 복원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한 달 뒤 새 지도자가 나오면 어떤 형태로든 남북관계 개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더 투자할 것도 없이 문만 열어주면 되는 개성공단이 훌륭한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본다. 개성공단이 6ㆍ15 남북 공동 선언의 옥동자라고 불리는 데 이유가 따로 있지 않다. 부부싸움을 해도 결국 자식 때문에 마주 앉게 된다. 지금 죽어 있는 그 옥동자만 살려 놓으면 남북 관계 회복은 시간 문제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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