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과 전국을 연결하는 인천공항 KTX(고속철도)가 결국 폐지된다.
국토교통부는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지난달 20일 제출한 인천공항 KTX 운행을 중단하는 내용의 ‘철도 사업계획변경 인가 신청’을 30일 승인했다고 밝혔다.
2014년 6월 개통한 인천공항 KTX는 올 초까지 하루 22회(왕복) 운행됐다. 경부선 12회, 호남선 4회, 경전ㆍ전라ㆍ동해선 각 2회씩이다. 그러나 평창동계올림픽 임시열차(강릉~인천공항) 투입에 따라 2월부터 운행이 중단됐다. 이후에도 차량 정비를 이유로 운행이 재개되지 않았다.
인천공항 KTX 폐지를 추진한 이유는 ‘비효율’ 때문이다.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역~검암역~인천공항 KTX 이용객은 하루 평균 3,433명에 불과했다. 좌석 수가 1만4,970석인 점을 감안하면 하루 평균 빈 좌석이 1만1,537석(77.1%)에 달했다.
코레일은 인천공항 KTX가 9월 1일 최종 폐지되면 하루 이용객이 28만명에 이르지만 선로를 함께 쓰는 문제로 증편을 못하고 있는 공항철도 운행(하루 357회)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혼잡시간대 입석이 발생하는 다른 KTX 노선에 차량을 추가로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세계수영선수권 대회를 개최하는 광주시와 KTX 검암역이 있는 인천 서구 등 인천공항 KTX가 지나는 자치단체들은 폐지에 반대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대회 참가 선수단과 해외 관광객 접근성이 나빠져 대회 성공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인천공항~송정역 KTX 임시 노선을 운행할 수 있도록 요청했으나 1편당 5,000만원에 이르는 비용과 수용 여부가 미지수라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KTX 운행이 중단된 뒤 공항철도 이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을 보면 지방을 희생양 삼아 수도권을 살 찌운 조치”라고 지적했고, 부산시 관계자도 “당장 이용객이 없다고 폐지하는 것은 지역 균형 발전이나 철도 공공성 측면에서 맞지 않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운행 횟수를 줄이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현실성이 없었다”라며 “KTX 광명역~인천공항 셔틀버스 배차간격을 현재 20~30분에서 15~20분으로 줄이고 공항철도를 증편해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ㆍ전국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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