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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7월은 끔찍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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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7월은 끔찍했네”

입력
2017.12.27 18:1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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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국무 “멍청이 대통령”

워싱턴 안보그룹 이견… 막장 암투

러 스캔들로 최악 위기까지 몰려

오바마케어 폐지법 부결이 ‘쓴약’

의회 스킨십 늘려 감세법안 ‘과실’

감세법안이 통과된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화당 인사를 초청한 뒤 축하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감세법안이 통과된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화당 인사를 초청한 뒤 축하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취임 1년을 맞이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힘든 시간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긴장을 고조시키던 4월도, 아시아 순방으로 체력이 고갈됐던 11월도 아니었다. 혹서기가 막 시작됐던 지난 7월 하순이었다. 백악관에선 권력암투가 진행됐고, 그의 아킬레스건인 러시아 스캔들은 발목을 잡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잊고 싶은 악몽의 시간에 대해 그의 측근들은 하나같이 7월 하순 13일간을 꼽았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은 20명에 가까운 백악관 관계자, 참모들을 인터뷰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년 동안 가장 떠올리기 싫어할 ‘시련의 시간’은 다름아닌 7월 19~31일로 귀결됐다고 보도했다.

악몽의 첫날인 7월 19일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 기자들을 만나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에 대해 “이럴 줄 알았으면 당신을 임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난하며 풍파를 일으켰다. 로버트 뮬러 러시아 스캔들 특별검사의 임명이 언짢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적극적으로 막지 않았다며 세션스 장관에게 불똥을 튀긴 것. 일주일 뒤인 26일 새벽 뮬러 특검은 러시아 스캔들 연루 혐의로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대통령 선거대책본부장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특검 임명이 못마땅했던 그를 향해 수사의 칼날이 다가오는 것을 느낀 처참한 시간들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 참모들과 논쟁을 벌인 20일도 그에겐 끔찍한 하루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탱크(tank)’라 불리는 국방부 2E924 회의실에서 그는 아프가니스탄에 대규모 추가 파병을 제안하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탐탁지 않게 지켜봐야 했다. 철두철미한 비즈니스맨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의 제안에 마지못해 동의했지만 미국 우선주의에 어긋나 골치가 아팠다. 틸러슨 장관은 회의 후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moron)’라 불렀다는 보도가 나왔다.

악몽은 21일에도 계속됐다. 러시아 스캔들을 수습할 구원투수(백악관 공보국장)로 앤서니 스카라무치를 선임한 게 빌미였다. 이후 열흘간 스카라무치는 백악관에서 막장 암투를 전개했다. 그는 트위터에 당시 관계가 불편했던 라인스 프리버스 당시 비서실장을 지목해 “연방수사국이 수사해야 한다”라고 쓰고 언론에 그를 ‘조현병 환자’라 불렀다. 트럼프가 28일 존 켈리 신임 비서실장을 임명하고, 켈리가 스카라무치를 제압(31일 경질)하면서 지독한 암투극은 마무리됐다. AP통신은 지옥 같던 13일의 마지막 날 스카라무치가 백악관을 떠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전환점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악몽은 결국 ‘쓴 약’이 됐다. 28일 상원에서 핵심공약인 ‘오바마케어(ACA) (일부) 폐지 법안’이 2표차로 부결되며 최악의 시간을 마무리했던 트럼프는 덕분에 스킨십을 중시하는 대 의회 전략으로 갈아타며 연말 감세법안 통과라는 엄청난 과실을 챙겼기 때문이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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