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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대박' 가시적 성과 없던 朴, 中과 적극적 소통 '든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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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대박' 가시적 성과 없던 朴, 中과 적극적 소통 '든든'

입력
2015.09.04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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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대화 물꼬 트는 와중에

한반도 평화 강력한 원군 얻은 셈

朴, 임정 청사 재개관식 참여

"대한민국 법통이 시작된 곳

평화통일 이뤄야 진정한 광복"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재개관식을 가진 중국 상하이의 임시정부청사에서 백범 김구 선생의 옛 집무실을 둘러보고 있다. 상하이=홍인기기자 hongik@hankookilbo.com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재개관식을 가진 중국 상하이의 임시정부청사에서 백범 김구 선생의 옛 집무실을 둘러보고 있다. 상하이=홍인기기자 hongik@hankookilbo.com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중국 방문을 결산하는 기자 간담회에서 “가능한 조속한 시일 내에 한반도 평화통일을 어떻게 이루어 나갈 건가에 대해서 (중국과)다양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한 대목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남북문제를 풀기 위한 실마리로 여겨온 6자회담은 오랫동안 휴업 상태이다. 현 정부는 통일 ‘대박’을 외치기만 했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렇게 냉랭했던 남북관계가 최근 불거진 비무장지대 지뢰도발사건을 전화위복 삼아 대화의 물꼬를 틀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가운데 방중 성과로 이런 이야기가 거론됐기 때문이다. 시진핑-김정은 체제의 북중 관계가 예전과 다르다고는 하지만 중국이 여전히 북한을 설득하거나 압박할 수 있는 가장 영향력 있는 나라인 것은 분명하다.

그런 중국과 남북평화통일 문제에 대해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의할 길을 텄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간담회 모두 발언을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을 지켜나가는데 있어서 중국하고 어떻게 협조를, 협력을 해나갈 건가, 그것이 가장 중점적으로 얘기되고 다뤄졌던 문제”라고 말한 대목도 이런 기대 섞인 전망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남북관계는 여전히 살얼음을 걷는 형세인데다, 현 북중관계에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 중국 언론이 한중 정상 평화통일 논의 같은 내용을 눈에 띄게 보도하지 않는 것에서도 중국이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에 맞춰 우려대로 북한이 미사일이나 핵 실험으로 이런 기대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중국 내 항일독립운동의 상징인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해 청사 재개관식에 참석했다. 임시정부 청사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대대적 내부 수리를 거쳐 최근 다시 문을 열었다.

상하이 황푸(黃浦)구 주택가의 3층짜리 건물인 청사는 1919년 4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이후 1926년부터 1932년까지 6년간 임시정부 청사로 사용됐다. 김구 선생이 ‘백범일지’를 쓰기 시작한 곳이자 이봉창ㆍ윤봉길 의사가 의거를 준비한 장소다. 2박 3일의 짧은 방중 일정 중 임시정부 청사를 찾은 것은 광복 70주년ㆍ분단 70주년의 의미를 강조하고 일본의 과거사 태도 변화를 우회적으로 압박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축사에서 “평화통일을 꼭 이루어서 진정한 광복을 완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는 1919년 3ㆍ1운동의 결과로 수립된 국내외 8개의 임시정부가 하나로 통합돼 독립운동을 주도한 민족사적 의미를 지닌 곳”이라며 “오늘 재개관식은 우리 독립항쟁 유적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한중 양국이 공유하는 것을 보여 준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재개관식에 이어 참석한 상하이 동포 간담회에서도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는 3층의 소박한 건물이었지만 대한민국의 법통이 시작됐고 다양한 독립투쟁의 근거지가 됐다”며 “상하이 임시정부의 정신은 계속 이어져서 1940년대 광복군 창설에 이어 대한민국 건국 강령 반포와 카이로 선언을 이끌어 낸 외교활동까지 전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시정부 청사 내부 공사는 국가보훈처ㆍ독립기념관이 상하이 정부와 공동으로 추진했다. 공사 비용 7억원은 중국 측이 전액 부담했다. 재개관식에 참석한 양슝 상하이 시장은 환영사에서 “임시정부 청사는 양국 국민의 독립항쟁의 운명을 같이하고 서로 도와주는 역사를 기억하는 역사의 공동 재산”이라며 “양국의 우의를 상징하는 청사를 영원히 보존하도록 한국 측과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김장수 주중대사 등과 함께 청사 곳곳을 둘러봤다. 3층에 마련된 전시실에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롯한 임시정부 각료들의 사진과 1932년 윤봉길 의사 의거 현장을 러시아 기자가 찍은 동영상, ‘신화일보’에 실렸던 김구 선생 관련 기사 등 임시정부 역사와 독립운동사를 주제로 한 자료들을 살펴봤다. 박 대통령은 방명록에 “선열들의 애국정신을 이어받아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어 내겠습니다”라고 썼다. 재개관식에는 임시정부 수반인 이승만 초대 대통령과 박은식ㆍ이상룡ㆍ김구 선생의 후손, 원로 애국지사, 중국의 독립유공자 후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상하이=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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