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스님, 2021년 완공을 목표
“해외서도 禪이 문명대안 부상
일반인 위한 수행법ㆍ선체조 개발”
“신자도 출가자도 줄고 있습니다. 청소년 포교도 쉽지 않다고 해요. 그러면 대안이 무엇이냐. 선(禪)입니다. 더 이상 기복은 안됩니다.”
4일 서울 인사동에서 만난 의정 스님의 말이다. 10여년 전부터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기되다 마침내 12일 첫 삽을 뜨는 ‘문경세계명상마을’ 이야기다.
문경세계명상마을은 경북 문경의 봉암사 앞에 조성되는 명상 타운이다. 종단 유일의 종립선원인 봉암사는 부처님오신날 딱 하루만 산문을 개방하는 폐쇄선원으로 ‘한국 선불교의 중심’으로 꼽히는 곳이다. 이 봉암사 앞에다 일반인을 위한 선불교 체험, 수행 공간을 만들겠다는 얘기다. 의정 스님은 “선불교라면 봉암사를 빼놓을 수 없다”면서 “폐쇄선원의 수행에 방해가 안 되면서 서로가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을 짜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일단 올해 100억원을 들여 진입도로와 웰컴센터를 만든다. 190억원을 추가로 조성해 2021년까지 명상실ㆍ숙소동ㆍ무문관ㆍ토굴은 물론, 식당과 휴게시설 등을 만든다. 이를 위해 대대적인 모금운동도 벌인다. 12만㎡ 대지 위에 한번에 300명 정도를 수용, 교육시킬 수 있는 연면적 1만1,000㎡의 시설을 갖추게 된다. 이를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일본 선 센터를 비롯, 해외 25곳의 선 센터를 탐방했다.
시설을 채울 콘텐츠도 만들고 있다. 뜬구름 잡는 얘기 같아 어렵다고 여겨지는 선을 친숙하게 설명해주기 위한 일반인용 교재를 개발 중이다. 올 가을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최종본을 확정 지을 예정이다. 강사진도 현각, 혜민 등 대중에게 친숙한 불교계의 스타 스님들은 물론, 종단 내에서 인정받는 선승들을 전면 배치할 생각이다.
교육 프로그램도 일반인을 위한 1주일짜리 참선 기본 프로그램에서부터 중간 교육자 양성 과정, 재가불자 포교사 교육 과정 등 다양하게 구성한다. 또 부산대 의대와 손잡고 선체조 등을 개발 중이다. 요가가 오늘날 비종교인도 즐겨 하는 운동이 된 것처럼 불교 신자가 아닌 일반인들도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체조나 수행법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최대 1만 명의 후원회원도 모집할 생각이다.
의정 스님은 “해외에 나가보니 21세기 문명의 대안이 무엇이냐 하면 모두들 선을 이야기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실제 해외 명상센터에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우리 불교 또한 선불교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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