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재발견
마이클 스티븐슨∙조행복 옮김
교양인 발행∙648쪽∙2만8,000원
제1차 세계대전은 유럽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일어날 것 같지 않았던 전쟁이 발발했고, 강대국들이 뒤엉켜 싸우면서 900만명이 숨졌다. 당시 인류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크고 치열했던 전쟁인 만큼 예전과는 다른 전투 행태를 보였다. 솜 전투에서 탱크가 첫선을 보였고, 베르덩 전투에서는 독가스가 처음 사용됐다. 탱크는 신무기로 각광받았지만, 독가스는 비난의 대상이었다. 정작 독가스는 다른 무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죽음을 초래했다. 영국군 6,000명, 독일군 9,000명, 프랑스군 8,000명 정도가 독가스에 희생됐다. 독가스가 대량살상무기가 아님에도 비난받은 이유는 정당하지 못한 전쟁 수행 방식이어서였다.
전쟁은 인류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대사건이지만 종종 겉으로 기억된다. 전쟁 안에서 어떤 일이 있었고, 사람들은 어떻게 전쟁을 치렀는지가 간과되기 일쑤다. ‘전쟁의 재발견’은 영웅들과 무기들과 전투 실적에 가려진 전쟁의 민낯을 들춰낸다. 독가스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처럼 말이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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