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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을 지켜라] <2> 실명에 이르는 ‘황반변성’, 눈가 주름보다 노화 걱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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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을 지켜라] <2> 실명에 이르는 ‘황반변성’, 눈가 주름보다 노화 걱정해야

입력
2016.10.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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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영 한국망막학회 홍보이사(경희대병원 안과 교수)

유승영 경희대병원 안과 교수
유승영 경희대병원 안과 교수

하루에 거울을 보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날로 예뻐지는 얼굴 때문에 거울 보는 시간이 늘어난다면 행복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년들은 나날이 늘어가는 주름을 확인하면서 한숨이 절로 난다. 안타깝게도 눈가 주름을 걱정하는 것만큼 눈 노화에 신경을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 노안이야 세월 흐름에 따를 수밖에 없지만, 망막에 발생하는 ‘황반변성’은 노안만큼 가볍지 않다. 황반변성은 당뇨병성 망막병증, 녹내장과 함께 실명을 일으키는 3대 질환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눈의 제일 안쪽에 위치한 망막은 눈으로 들어오는 빛을 감지해 빛 신호를 뇌로 전달해 사물을 인식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망막의 중심부를 황반이라 부른다. 시력의 90% 가량을 담당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황반 주변에 신생혈관이 자라서 황반 기능을 방해하고 결국 실명을 일으키는 질병이 바로 황반변성이다.

황반에 문제가 생기면 시야가 흐려지고 시야 일부가 검은 점으로 가려지기도 한다. 시력 저하로 많은 사람이 노안으로 치부해 가볍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시야가 더욱 어두워지고 평소에 멀쩡하던 창틀이나 차선 등이 구부러져 보이는 등의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야 눈 이상을 의심한다. 하지만 이미 황반은 심각한 기능손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증상이 나타난 뒤 수개월 이내 실명할 수도 있다.

황반변성의 가장 큰 원인은 눈 노화다. 65세 이상 인구에서 황반변성 유병률은 11.7%다. 눈 노화가 주 원인이라고 40~50대가 안전한 것은 아니다. 장시간 컴퓨터나 TV에 노출돼 있던 눈, 그 동안 노출됐던 자외선이 중년층의 황반변성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20~30대 젊은 층에게도 종종 황반변성이 생기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많은 질병이 그렇듯 황반변성도 이미 증상이 나타나면 나면 정상으로 되돌리기는 어렵다. 진단이 늦어질수록 치료 기회가 줄어든다. 따라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중심 시야가 흐려지거나 일그러져 보이는 증상이 발생하면 빨리 안과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최선책이다. 평소 사용할 수 있는 자가진단법으로는 암슬러 격자가 있다.

바둑판 모양의 격자를 밝은 빛 아래 30㎝ 거리에 두고 한쪽 눈씩 번갈아 봤을 때 선이 휘어져 보이거나 격자 무늬가 일정한 크기로 보이지 않으면 황반변성을 의심해, 즉시 안과에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황반변성으로 진단되면 시력이 더 떨어지지 않도록 유지ㆍ관리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황반변성 치료에는 안내주사제, 레이저 치료, 광역학요법 등이 있다. 1~2회로 끝나는 치료는 아니지만 실명에 이르지 않게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눈 노화를 늦추려면 금연은 필수다. 과도한 자외선 노출도 눈 노화와 직결되므로 외부 활동 시 자외선 차단 기능이 갖춰진 선글라스나 선캡을 사용하면 좋다. 녹황색 채소, 비타민A·C·E, 루테인, 오메가3 등의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 눈에 대한 관심이다. 거울을 보며 눈가 주름이나 피부에 집중하는 관심의 절반만큼이라도 시력, 눈의 변화에 쏟는다면 황반변성을 비롯한 실명 질환으로 인한 시력손상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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