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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VR 생중계ㆍMWC 전시 참여… 대기업이 스타트업 고민 해결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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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VR 생중계ㆍMWC 전시 참여… 대기업이 스타트업 고민 해결사로

입력
2016.05.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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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콘텐츠 제작 스타트업 ‘무버’

세계 첫 야구 고화질 생중계 성공

VR 콘텐츠 용량 커 대중화 난관

KT 지원으로 저장ㆍ전송 해결

“외부 투자 받는 것도 쉬워져”

지난 3월 프로야구 kt 위즈 홈 경기 때 관중들이 가상현실(VR) 기기를 이용해 세계 최초 VR 야구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KT 제공
지난 3월 프로야구 kt 위즈 홈 경기 때 관중들이 가상현실(VR) 기기를 이용해 세계 최초 VR 야구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KT 제공

KT는 올해 3월 말 세계 최초로 프로야구 kt 위즈의 시범 경기를 가상현실(VR) 동영상으로 생중계했다. VR 야구 생중계는 1ㆍ3루 관중석, 포수 뒤 본부석에 설치된 총 3대의 VR 카메라가 영상을 동시에 촬영ㆍ조합해 서버에 전송하면, 관중이 이 영상을 스마트폰과 VR 기기를 통해 360도로 고개를 돌려 가며 감상하는 방식이다. 관중들은 이를 통해 선수들의 경기 모습뿐 아니라 응원단의 역동적인 움직임, 경기장 내 분위기를 일반 동영상보다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경기 수원 kt 위즈 홈구장에 가상현실(VR) 콘텐츠 제작 전문 업체 '무버'가 DSLR 카메라를 이어 붙여 만든 VR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KT 제공
경기 수원 kt 위즈 홈구장에 가상현실(VR) 콘텐츠 제작 전문 업체 '무버'가 DSLR 카메라를 이어 붙여 만든 VR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KT 제공

이 같은 세계 첫 야구 VR 생중계는 KT와 KT가 지원하는 스타트업 ‘무버’ 간 협력의 결실이다. 무버는 캐논과 소니의 디지털 일안 반사식(DSLR) 카메라 여러 대를 붙여 VR 영상 촬영용으로 자체 제작한 카메라와 이 카메라로 여러 곳에서 촬영한 영상을 하나로 붙여 조합할 수 있는 VR 콘텐츠 제작 소프트웨어를 제공했다. KT는 이렇게 제작된 영상을 저장하고 전송하는 서버와 플랫폼 등을 운영한다. 올해 3월 KT가 운영하는 판교 경기창조혁신센터의 육성 기업으로 선발된 무버는 판교에 별도 사무실을 두고 있어서 경기센터에 입주해있지는 않지만, KT가 관련 사업을 할 때 우선 협상하거나 기술 개발 등에 대해 금전적 지원을 받고 있다.

가상현실 콘텐츠 제작 전문 스타트업 ‘무버’의 김윤정 대표. 무버 제공
가상현실 콘텐츠 제작 전문 스타트업 ‘무버’의 김윤정 대표. 무버 제공

무버는 VR이라는 개념조차 아직 정립되지 않았던 2011년 음반 제작사 출신인 김윤정(39) 대표 등 세 사람이 의기투합해 세운 VR 콘텐츠 제작 전문 스타트업이다. 무버는 KT의 지원을 받기 전부터 여러 대기업과 협력을 모색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김 대표는 “VR 이용자가 아직 소수여서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최종 문턱을 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콘텐츠 기획, 제작까지 마쳤지만 서버 유지비 등 유통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결국 출시되지 못한 서비스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KT와의 협력은 가뭄에 단비와 같았다. VR 대중화의 걸림돌은 제작된 콘텐츠의 용량이 매우 커 저장ㆍ전송이 쉽지 않다는 점이었는데, 통신업체인 KT가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면서 해결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카메라가 잡고 있는 각도만 보여주는 일반 동영상과 달리 상하좌우 전면을 담는 VR 영상은 트래픽을 많이 잡아먹을 수밖에 없다”며 “통상 2기가(GB) 용량의 고화질 동영상을 360도 VR 영상으로 만들려면 10배인 약 20GB의 용량이 필요한데, 서버와 네트워크를 최대한 지원해준 KT 덕분에 고화질 생중계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올해 3월에는 KT의 지원을 받아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박람회 중 하나인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전시 기회까지 얻을 수 있었다. 김 대표는 “MWC 전시 때만해도 일회성 지원에 그칠 줄 알았는데, 이후 KT 쪽에서 VR 야구 생중계를 같이 해보자고 손을 내밀었다”며 “대기업의 지원을 받아 함께 사업했다는 이력에 대한 공신력이 생기면서 외부 투자를 받는 것도 쉬워졌다”고 말했다.

-VR 기기 제작 스타트업 ‘비주얼캠프’

눈동자 움직여 작동하는 기기 개발

SKT 직원들 “시장성 한계” 조언에

장애인 보조도구서 사업 방향 전환

SKT 지원받아 MWC 전시도

“멘토링ㆍ후속 지원 체계적으로 진행을”

VR 기기 제작 스타트업 비주얼캠프는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SK텔레콤 부스 한 켠에 자사 VR 기기를 전시했다. 비주얼캠프 제공
VR 기기 제작 스타트업 비주얼캠프는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SK텔레콤 부스 한 켠에 자사 VR 기기를 전시했다. 비주얼캠프 제공

SK텔레콤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 ‘브라보 리스타트’ 출신인 VR 스타트업 ‘비주얼캠프’도 올해 MWC에서 SK텔레콤의 지원을 받아 전시에 참여했다. 비주얼캠프는 눈동자의 움직임과 눈길이 머무는 시간 등을 추적ㆍ분석해 작동하는 VR 기기를 만드는 업체다. 응용 소프트웨어(앱)를 켜고 끄거나 화면을 넘기기 위해 손으로 단추를 눌러 작동시켜야 하는 일반 VR 기기와 달리 시선 만으로 명령을 내릴 수 있어서 두 손이 자유로운 것이 비주얼캠프 기기의 특징이다. 석윤찬(45) 비주얼캠프 대표는 “1년 간의 창업 지원을 받고 이미 지난해 말 브라보 리스타트를 졸업한 상태였지만 SK텔레콤 측의 후속 지원이 이어져 우리 힘으로는 꿈 꾸기 어려운 MWC 전시 기회를 얻었다”며 “SK텔레콤 부스는 MWC 전시장의 중심인 제3전시관의 한가운데에 있어 전 세계에서 모인 IT업계 관계자들의 주목을 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석윤찬 비주얼캠프 대표가 서울 대치동 구글캠퍼스에서 손을 사용한 작동 없이 이용자의 시선을 추적해 명령을 수행하는 가상현실 기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석윤찬 비주얼캠프 대표가 서울 대치동 구글캠퍼스에서 손을 사용한 작동 없이 이용자의 시선을 추적해 명령을 수행하는 가상현실 기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2014년 설립된 비주얼캠프는 원래 손발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은 장애인들의 시선을 카메라로 추적해 자판을 입력하는 도구를 만드는 곳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장애인 보조 도구에서 VR 기기 제작으로 방향을 전환했는데, 여기에 브라보 리스타트 프로그램의 멘토를 맡은 SK텔레콤 직원들의 조언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석 대표는 “장애인용 제품은 꼭 필요하기는 하지만 시장 규모가 작아 회사가 성장하기는 어렵다”며 “SK텔레콤 직원들이 이 같은 시장성의 한계를 지적해 준 덕분에 VR 쪽으로 시야를 넓혀 사업 방향을 바꿀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제품을 개발하고 출시해 본 경험이 많은 대기업 직원들의 조언이 석 대표의 노하우와 경험 부족을 채워준 셈이다.

SK텔레콤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돼 지원을 받은 이력은 현재 제품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는 비주얼캠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석 대표는 “현재 자율주행차 제조업체 등 국내외 유명 대기업이 우리가 보유한 시선 추적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우수 아이디어로 선정돼 SK텔레콤의 지원을 받았다고 하면 회사의 신뢰도가 더 높아지더라”며 “창업 초기 자금 지원도 중요하지만, 이처럼 멘토링과 후속 지원도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상생이 빛을 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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