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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영국 핀테크 산업으로부터 배울 점

입력
2016.10.0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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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2008년 이후 핀테크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하여 왔다. 이에 따라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가진 다양한 혁신적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로 관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2015년 통계에 의하면 영국 핀테크 산업은 유럽 최대인 5억2,000만파운드의 투자를 유치하여 투자규모 기준 세계 3위, 건수 기준 세계 2위를 차지하였다.

이같이 영국의 핀테크 시장이 활성화된 것은 런던이라고 하는 글로벌 금융허브에 대한 접근성이 쉽고, 유럽 최고의 디지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질적으로 IT형 금융 생태계, 즉 핀테크 생태계의 발달을 위한 최적 조건이 구비되어 있다는 강점이 있는 것이다.

우선 영국은 유럽 최대 전자상거래 시장으로서 스마트폰 보급률이 70%에 달하는 등 환경적으로 온라인 금융서비스가 유럽의 선두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존 은행 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영국 정책당국은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금융감독 개혁을 추진하는 한편 런던을 세계의 핀테크 수도로 육성하기 위하여 테크시티 건설, 법인 설립 요건 완화 및 조세 혜택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였다. 결국 영국 특유의 혁신과 변화에 개방적인 금융소비시장, 풍부한 금융 관련 전문인력, 초기 자본투자가 필요한 스타트업의 적극 지원 등 3박자가 맞아 떨어지면서 핀테크 산업 성장을 이끌었다고 할 수 있다.

영국 은행협회 조사에 따르면 모바일뱅킹이 지점이나 인터넷뱅킹을 크게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5년 후에는 모바일뱅킹이 현재보다 무려 2.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대형은행 중 하나인 RBS는 은행 내 가장 바쁜 지점이 ‘패딩턴으로 향하는 아침 7시 15분 기차에서의 모바일 앱’이라는 통계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이러한 전망을 잘 뒷받침하는 근거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영국 내에서 30여개의 신생 스타트업 뱅크가 관계형 금융 등 차별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소매금융 및 중소기업금융 분야를 대상으로 틈새시장을 파고 들고 있는데 이 중 아톰은행(Atom Bank)은 작년 말 영국 최초의 모바일중심 은행으로 감독당국의 정식 인가를 받았다. 이같이 영국이 모바일 은행 붐의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은 은행업 진입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한 데 기인한다.

이 같은 영국의 급속한 핀테크 산업성장은 한국의 핀테크 정책방향에 큰 시사점을 준다. 첫째, 정책 우선순위를 글로벌 경쟁력 있는 핀테크 산업 생태계 조성에 두어야 한다. 그래야만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 및 투자 유치가 이루어 질 수 있다. 둘째, 새로운 금융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규제방식을 지향하여야 한다. 우선 당면 현안으로서 글로벌 경쟁력 갖춘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위한 은행법 개정을 추진하여야 한다. 또한 금융업의 경쟁제고 및 혁신을 위한 규제 개선이 중요하다. 정보통신기술(ICT) 스타트업이 창의적인 금융방식으로, 금융시장 진입이 수월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영국이 도입한 은행업 최소자본금 하향 조정 같은 진입규제 완화 조치를 벤치마킹하는 것도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영국은 금융의 테두리 안에서 부분적인 온라인화에 집중한 것이 아니라, ICT 기반의 사업자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책ㆍ제도적으로 뒷받침한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국내 금융시장의 경쟁과 혁신을 촉진시키고 투자 활성화, 신규 일자리 창출 그리고 중금리 대출 활성화에 따른 서민 이자비용 경감 등의 긍정적인 효과야말로 인터넷전문은행이 기대되는 진정한 이유다. 은행법 개정은 당리당략의 쟁점이 아닌 국회 본연의 소임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김양우 수원대 교수ㆍ금융ICT융합학회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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