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에이스 헨리 소사(33)마저 부상을 당했다. 지난 12일 등판 순서를 마치고 엔트리에서 말소된 소사는 엉덩이 근육 손상으로 주사 치료를 받고 약 3주 간의 재활 판정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이 6.10에 이르렀던 소사의 후반기 부진에 어느 정도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그나마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 왔던 소사마저 주저앉으면서 LG의 전반기를 이끌어 왔던 주축 선발ㆍ불펜 투수들은 모조리 부상병동에 이름을 올렸다. 선발진 중에는 최악의 부진에 빠진 차우찬이 고관절 부상 후유증으로 대표팀에서까지 낙마했고, 타일러 윌슨도 복귀 직전 팔꿈치 근육 손상이 확인돼 다시 재활이 필요한 상태다. 불펜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마무리 정찬헌은 허리 통증, 김지용은 팔꿈치 인대 부상 판정으로 그보다 먼저 전열에서 이탈했다.
지난 시즌 팀 평균자책점 1위, 올 시즌 전반기까지도 승승장구하던 ‘투수 왕국’의 몰락은 예상하기 어려웠다. 전문가들은 “투수력이 좋은 LG가 5강 밖으로 떨어질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그랬던 LG가 최근 21경기에서 3승18패라는 믿기지 않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고, 팀 평균자책점은 9위(5.37)로 급전직하했다. LG 마운드의 집단 부상과 부진은 우연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불펜 가용 인원을 최소한으로 한정해 놓다 보니 장기 레이스에서 결국 탈이 날 수밖에 없고, 불펜 자원이 부족하니 올 시즌 무려 163.1이닝을 던진 소사의 몸도 한계에 이른 것이다.
하위권에서 시작해 5강 싸움에 가세한 한 구단의 투수코치는 “우리 팀 투수들은 부진할 때도 후반기를 대비해 철저하게 역할 분담, 등판 일정을 지켜 왔기 때문에 여름 고비를 버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등판하는 투수마다 속수무책으로 난타를 당하며 최악의 국면을 맞은 LG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아시안게임 휴식기 동안 선수들의 회복만을 바랄 뿐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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