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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日 산업시설 세계유산 등록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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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日 산업시설 세계유산 등록 유력

입력
2015.05.0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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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가사키항에서 남서쪽으로 약 19km 떨어진 하시마(군함도) 전경. 위키피디아 캡쳐
일본 나가사키항에서 남서쪽으로 약 19km 떨어진 하시마(군함도) 전경. 위키피디아 캡쳐

조선인 강제징용의 한이 서린 일본 산업시설이 대거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거침없는 군국주의 미화에 우리 정부는 비상이 걸렸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산하 민간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는 메이지(明治) 일본산업혁명 유산 23곳을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하도록 유네스코에 권고했다고 교도통신과 NHK 등 일본언론이 4일 보도했다. ICOMOS는 23곳이 세계 문화유산으로서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세계 유산 등록의 최종 결정은 6월말부터 7월초까지 독일에서 열리는 제39회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이뤄지지만, 지금까지 일본정부가 추천한 문화유산 중 ICOMOS가 권고했다가 최종 단계에서 뒤집힌 사례는 없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세계유산위원회에서는 일본, 인도, 독일 등 21개 위원국이 합의를 거쳐 등록 여부를 결정한다.

한국 정부는 조선인 강제징용 현장이 세계 유산에 등록되는 것은 인류보편적 가치를 지닌 유산을 보호하는 세계유산협약의 기본정신에 위배된다는 점을 들어 위원국을 상대로 등록 반대 외교전을 펼 예정이다. 정부는 “강제노동이 자행됐다는 역사적 사실을 외면한 채 산업혁명 시설로만 미화시켜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데 반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통위 현안보고를 통해 “정부는 앞으로 21개 세계유산 위원국들에 대해 우리 입장을 전방위적으로 강하게 설득해 나가는 한편 모든 가능한 방안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2014년 1월 후쿠오카(福岡)현 기타큐슈(北九州)의 야하타(八幡)제철소, 나가사키(長崎)현의 나가사키 조선소(미쓰비시 중공업) 등 현재 가동 중인 시설과 미쓰비시 해저 탄광이 있던 하시마(端島ㆍ일명 군함도) 등 23개 시설을 산업유산으로 등재 신청했다. 이 가운데는 하시마 군도를 포함해 과거 5만7,900명의 조선인이 강제징용된 7개 시설이 포함돼 있다.

한편 문화재청은 이날 ICOMOS가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유산 등재를 권고해 등재가 유력해졌다고 밝혔다. 백제역사유적지구는 충남 공주시 공산성과 무령왕릉, 부여시 부소산성과 정림사지, 전북 익산시 미륵사지 등 백제의 성곽과 사찰ㆍ무덤을 아울러 이르는 것으로 문화재청에서는 2011년부터 이를 묶어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해 왔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k.co.kr 인현우기자 inhy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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