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화백이 진품 주장한 작품 포함
40점 제작 유통한 3명 구속
이우환 화백의 작품을 위조해 유통한 일당이 추가로 붙잡혔다. 위작 중엔 앞서 이 화백이 직접 검증한 뒤 진품임을 주장한 그림도 포함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 화백의 가짜 작품을 제작해 시중에 퍼뜨린 혐의(사서명 위조 등)로 위조화가 박모(56)씨와 유통책 김모(58)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김씨의 제의를 받고 지난 2012년 11월부터 2년간 이 화백의 작품 ‘점으로부터’와 ‘선으로부터’ 위작 40점을 제작했다. 김씨와 부인 구모(44)씨는 이를 서울 인사동 소재 A 화랑 대표 김모(58)씨에게 팔아 29억원을 챙긴 후 박씨에게 대가로 3억원을 지급했다. 김씨 일당은 지난 7월 검거돼 재판이 진행 중인 위작 유통책 현모(66)씨 등과 별도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위조 작품이 또 공개되면서 그간 위작 존재를 강하게 부인해 왔던 이 화백 측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잃게 됐다. 그는 지난 6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위작 판정을 내린 13점을 직접 검증해 “호흡이나 리듬, 채색이 다 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작품 중에는 이번 검거된 박씨 그림도 6점이 들어가 있어 현씨가 인정한 4점 등 총 10점의 위작 출처가 분명해졌다. 경찰이 박씨가 사용하던 안료로 재연한 그림과 그가 지목한 위작 6점을 국과수에 맡겨 비교한 결과 양쪽 성분이 일치했다.
이 화백의 변호를 맡고 있는 서명수 변호사는 “아직 경찰의 연락을 받지 못해 작품이 어떤 식으로 위조됐는지 확인하지 못했다”면서도 “일본에 체류 중인 이 화백 귀국 후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압수한 그림 중 위조범이 확인되지 않은 3점의 출처에 대한 수사를 지속할 계획이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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