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팀 관련 업무를 한 국가정보원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인터넷 중고장터에 국정원 입시문제집을 팔려고 내놓았던 사실이 드러났다. 네티즌들이 “국정원의 보안의식이 허술하다”고 지적하는 가운데, 국정원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19일 인터넷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의 주식갤러리 게시판에는 최근 언론에서 공개된 ‘금천구 벚꽃축제 블로그’를 개설한 사람이 국정원 직원으로 추정되고, 그 직원의 전화번호로 문자까지 보냈다는 글이 올라왔다.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된 이 네이버 블로그는 게시물이 1개밖에 없다. 국정원은 해킹팀에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용 악성코드를 심는 URL을 만들어달라고 이메일로 요청하면서 ‘연결될 URL’에 이 블로그의 주소를 넣었다.
이 블로그를 만든 사람의 네이버 ID는 ‘yoofeliz1204’다. 네티즌들은 이 아이디로 올린 게시물을 찾다가 2013년 2월 중고거래 커뮤니티인 네이버 ‘중고나라’에 올라왔다가 삭제된 글을 찾아냈다. 국정원에 합격했기 때문인지, 국정원 입시 문제집인 ‘적론통기’와 ‘국정원 합격가이드’라는 책을 중고로 판매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게시물에는 판매자의 아이디와 이메일 주소는 물론 휴대폰 번호까지 나와 있었다.
네티즌은 이 번호로 문자메시지를 보낸 결과 실제로 문자가 잘 전송됐다고 밝혔다. 또한 yoofeliz1204가 사용한 ‘팍팍스머프’란 닉네임으로 포털사이트 다음 게시글을 검색한 결과, 무려 8,350개의 댓글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국정원 요원들은 업무 특성상 공개된 곳에서 신상을 숨기는 것이 당연하다. 네티즌들은 해킹의 증거가 될 수 있는 블로그 주소와 동일한 계정으로 웹사이트에 휴대폰 번호까지 공개하며 국정원 문제집을 판 것은 허술한 보안의식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질타했다. 그러나 국정원은 "그런 직원은 없다"며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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