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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무더기 빚내 투자… 출렁출렁 따로 노는 중국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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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무더기 빚내 투자… 출렁출렁 따로 노는 중국 증시

입력
2015.07.1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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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중국 남부 하이난 섬, 하이커우의 한 증권 회사에서 투자자들이 증권 정보를 보고 있다. 이날 중국 증시는 상하이종합지수가 5.9% 추락, 3507.19 포인트로 마감하는 등 큰 하락세를 보였다. 신화=뉴시스
8일 중국 남부 하이난 섬, 하이커우의 한 증권 회사에서 투자자들이 증권 정보를 보고 있다. 이날 중국 증시는 상하이종합지수가 5.9% 추락, 3507.19 포인트로 마감하는 등 큰 하락세를 보였다. 신화=뉴시스

“중국증시는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카지노다.”(경제 칼럼니스트 엘리자베스 나이트)

지금 중국증시에서 ‘낙폭’ 만큼이나 이목을 끄는 것은 지수의 ‘진폭’이다. 내릴 때는 물론이고 오를 때도 그 폭이 엄청나다. 별다른 악재가 없는데 지수가 수직으로 내리 꽂히기도 하고, 상황이 별반 달라진 것이 없는데도 이내 급등하기도 한다. 최근 사흘간을 보면 ‘-5%대 급락(8일) → -3%대 급락 후 5%대 급등(9일) → 4%대 급등(10일)’의 변화무쌍한 행보를 보였다.

이런 현상은 최근 중국 증시의 일상이다.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매일 하루 변동폭이 400포인트를 넘어섰다. 코스피로 치면 하루 200포인트가 왔다갔다 한 셈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증시 폭락기간(6월 13일~7월 8일) 동안 하루 중 변동폭은 평균 6.11%에 달했다. 도대체 중국 증시는 왜 이렇게 단기 변동성이 큰 것일까.

1. 과도한 개인 투자자 비중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증시가 철저히 개인 투자자 주도 시장이라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 경제뉴스 CNBC에 따르면 중국증시는 선진국 시장처럼 기관의 비중이 높지 않고 거래량 85%가 개인에 의해 이루어진다. 개인 투자자는 약 2억명으로 추산된다. 장기적 관점에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시장에 접근하는 기관과 달리, 개인은 분위기에 휩쓸려 시장의 흐름을 추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증시 변동성을 키운다는 분석이다.

특히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초보 투자자들이 빚을 져가며 증시에 돈을 쏟아붇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널뛰기 장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시난(西南)재경대학의 올해 초 조사를 인용해 “중국 신규 개인 투자자의 3분의 2 이상이 고등학교 졸업 미만의 학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학력이 투자실력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서민층이 정부만 믿고 너도나도 증시에 뛰어들어 ‘묻지마 투자’를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런 특성을 가진 투자자들이 진득하게 장기투자를 할 리 만무하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 개인 투자자의 81%가 한 달 새 매매를 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는데, 미국 증시 투자자 53%가 한 달 내 매매를 경험한 것에 비해 훨씬 잦은 빈도다. BBC는 “친구와 가족을 따라 들어왔던 개인 투자자들이 이제는 밖으로 몰려 나가고 있다”며 “군중심리가 시장의 움직임을 훨씬 더 크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2. 글로벌 금융시장과 분리

중국 증시가 글로벌 금융시장과 철저히 분리되어 있다는 점은 이런 군중심리가 더욱 힘을 발휘할 여지를 준다. CNN머니 보도에 따르면 외국인은 중국에 상장된 주식의 단 1.5%만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코스피의 외국인 비중(약 32%)과 비교해도 매우 낮다. 뉴욕 증시, 미국 성장률, 그리스 문제 등 세계 주요국 증시에서 호재ㆍ악재로 작용하는 변수가 중국에선 잘 통하지 않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철저히 내부 변수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고, 정부 부양책과 시장 상황에 대한 개인들의 열정과 공포, 일희일비가 고스란히 시장에 반영되는 구조다.

3. 무리한 빚 투자

폭락 이전의 랠리가 ‘빚으로 쌓아 올린 집’이었다는 점도 변동성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 중국 투자자들은 그동안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입(신용융자)했는데, 지수가 갑자기 하락하면서 담보 가치가 떨어졌고, 추가 증거금을 달라는 요구(마진콜)에 응하지 못해 강제로 주식을 팔아야 할 상황에 몰렸다. 결국 지수하락이 강제 매각을 부르고 이것이 다시 지수하락폭을 키우는 악순환이 된 것이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중국의 신용융자가 비정상적으로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에 그에 따른 충격이 상당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높은 변동성이 계속되고 시장 안정에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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