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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 대리운전 진출 검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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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 대리운전 진출 검토 '논란'

입력
2015.07.2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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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택시’로 콜택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다음카카오가 대리운전 진출을 검토하면서 관련 업계에 일대 파란이 일고 있다. 기존 대리운전업체들은 “기존 업체들의 존립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집단 시위를 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전국대리운전연합회 소속 업체 관계자 400여명이 20일 경기 성남시 다음카카오 사옥 앞에서 다음카카오의 대리운전 진출에 반대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반면 인근에서 맞불 집회를 연 대리운전기사들은 처우개선 등을 이유로 다음카카오의 시장진출을 환영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전국대리운전연합회 소속 업체 관계자 400여명이 20일 경기 성남시 다음카카오 사옥 앞에서 다음카카오의 대리운전 진출에 반대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반면 인근에서 맞불 집회를 연 대리운전기사들은 처우개선 등을 이유로 다음카카오의 시장진출을 환영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특히 다음카카오는 퀵서비스와 꽃배달, 택배까지 확대할 계획이어서 관련업계까지 논란이 확대될 조짐이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제2의 우버’ 사태를 우려한다. 미국업체인 우버는 자동차 소유자들이 콜택시와 유사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앱)를 내놓았다가 서울시와 택시업체들의 반발에 부딪쳐 서비스를 중단했다.

전국대리운전연합회는 20일 경기 성남시 다음카카오 판교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다음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 진출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400여 명의 대리운전업체 관계자들은 “국내 대리운전업계는 대기업계열인 콜택시업체들과 달리 중소규모의 사업자들이 전국에 흩어져 있는 골목상권”이라며 “다음카카오가 대리운전에 진출하면 대리운전 콜센터, 장애인 종사자 등 30만명의 생계가 위협받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같은 시간 인근에서는 사단법인 전국대리기사협회 소속 대리운전 기사 40여명이 다른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다음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 진출에 찬성한다”며 “사업자들의 횡포를 근절할 기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리운전 업계에 종사하는 두 주체가 서로 다른 내용의 주장을 편 배경에는 다음카카오가 있다. 다음카카오는 지난 5월에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카카오택시를 기반으로 퀵서비스와 대리운전 사업 진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음카카오가 4월 내놓은 카카오택시는 이달 초 누적 호출 수가 500만건을 넘어서고 전국 택시기사 회원수가 11만명에 이르는 등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수수료를 받지 않아 다음카카오의 수익은 사실상 마이너스다. 따라서 다음카카오는 고급택시와 대리운전, 퀵서비스 등으로 손실을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다음카카오는 대리운전 기사들에게 서비스 초반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리운전업체들은 대리기사들과 수익을 2대 8로 나눠 갖는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다음카카오가 수수료를 받지 않고 카카오대리(가칭) 앱을 통해 사업을 시작하면 대리기사들이 모두 카카오 쪽으로 빠져나가 서울에만 8,000개에 이르는 대리운전업체들이 줄도산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음카카오가 대리운전에 진출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리운전 시장은 수수료를 기준으로 약 5,000억원 규모인데, 대리운전 앱은 1위인 ‘버튼대리’ 이용자 수가 20만명에 불과할 정도로 기반이 취약하다. 여기에 대리기사들의 신원 불확실, 무보험 등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도 낮다.

따라서 대형 정보기술(IT) 업체인 다음카카오가 나설 경우 손쉽게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다음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 점유율이 70%에 이른다면 수수료를 5% 받을 시 연간 900억원, 10% 받으면 연간 1,800억원의 수익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까지 다음카카오는 대리운전 진출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리운전연합회는 앞으로 집회를 5회 더 가질 계획이다. 또 같은 입장인 퀵서비스, 꽃배달 업체들과 연대를 추진 중이다. 대리운전연합회 관계자는 “기사들도 당장은 다음카카오가 내건 조건이 좋아 불만이 없겠지만 시장을 장악한 후 수수료를 받으면 오히려 상황이 나빠질 것”이라며 “다음카카오가 진출 계획을 철회할 때까지 반대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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