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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4人 혁오 밴드 "모일 때마다 한 곡씩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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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4人 혁오 밴드 "모일 때마다 한 곡씩 만들죠"

입력
2015.06.0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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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EP 아이돌급 폭발적 반응

취향 다른 멤버들 절묘한 조화

공연 제의 쇄도… 하반기에 엘범

급부상한 인디 밴드 혁오의 오혁(왼쪽부터), 임현제, 이인우, 임동건. 홍익대 미학과 재학 중인 오혁은 지난해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시에 참여했고 미술전시의 음악감독을 맡기도 했다. 두루두루AMC 제공
급부상한 인디 밴드 혁오의 오혁(왼쪽부터), 임현제, 이인우, 임동건. 홍익대 미학과 재학 중인 오혁은 지난해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시에 참여했고 미술전시의 음악감독을 맡기도 했다. 두루두루AMC 제공

장기하와 얼굴들, 검정치마 이후 이런 입소문은 처음이다. 지난해 말 첫 미니앨범(EP) ‘20’을 내고 바로 인디 음악계 최고의 신인으로 떠올랐다. 음악 페스티벌 출연 제의가 물밀듯이 밀려오고, 공연만 하면 관객들이 줄을 선다. 지난달 28일 두 번째 EP ‘22’는 음반 판매 순위에서 엑소, 빅뱅, 샤이니, 김준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정규 앨범을 내거나, 단독 공연을 한 적도 없는데 관심은 아이돌급이다.

1993년생 동갑내기 네 명(오혁, 이인우, 임동건, 임현제)이 결성한 밴드 혁오가 회오리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2일 만난 혁오의 리더 오혁(보컬)은 “첫 EP 내고 별다른 프로모션도 안 했는데 반응이 오는 걸 보면서 앞으로 관심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거라 예상했다”고 말했다. 덤덤한 대답조차 참 신인답지 않다.

혁오의 음악은 새롭고 독특한 것을 찾는 이들, 소위 힙스터들의 편애를 받고 있다. 혁오의 허스키한 솔 창법에 임동건의 두툼한 베이스, 디스코와 솔, 록, 재즈, 블루스를 오가는 임현제의 변화무쌍한 기타, 이인우의 리드미컬한 드럼은 2015년의 ‘음악 멋쟁이’들이 찾는 새롭고 근사한 패션이다.

한 장르로 규정하기 힘든 혁오의 독특한 음악은 몇 년 전만 해도 전혀 모르던 사이였던 네 멤버가 만나 충돌하고 섞이며 나온 것이다. 대학 교수인 아버지를 따라 중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던 오혁이 대학 진학을 위해 한국으로 돌아와 원맨밴드를 시작한 뒤 한 명씩 끌어 들이며 현재의 혁오가 꾸려졌다. 모두들 중학생 때 이미 음악을 업으로 삼겠다는 결심을 했을 만큼 탄탄한 실력을 지닌 이들이라 뭉치기는 순식간이었다.

취향은 제각각이다. 네 명 모두 “장르를 가리지 않고 듣는다”고는 말하지만 오혁은 디스코와 포크, 이인우는 편안하고 차분한 음악, 임현제는 빈티지 스타일의 솔과 블루스, 개러지 록을 좋아한다. 임동건은 한때 헤비메탈을 연주했다. 그런데 모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그루브 감이 좋은 멜로디. 이인우는 “서로 색깔이 다르다 보니 곡을 만들 때마다 새로운 게 생긴다”며 “아직은 정확히 우리가 어떤 색깔의 밴드인지 말하기 힘들다”고 했다.

작곡과 작사, 편곡은 독학으로 음악을 깨우친 오혁이 도맡아 한다. 중국에서 친구도 없이 외롭게 지낸 스물둘의 이 청년은 “가사와 곡의 분위기가 서로 달라 낯설게 반전을 주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얼음땡’ 같은 놀이 이름인 ‘와리가리’는 흥겨운 디스코 리듬인데 가사는 쉽게 다가왔다가 익숙해질 만하면 떠나버리는 사람들, 허무한 인간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오혁은 앨범 제목의 나이에 느끼고 생각한 것을 가사에 담았다.

“한 번 모여 합주할 때마다 한 곡씩 나온다”는 임현제의 말처럼 새로운 아이디어를 계속 쏟아내는 오혁을 향한 기존 가수ㆍ연주자들의 관심도 높다. 오혁은 두 장의 혁오 EP 외에 작곡가 겸 프로듀서 프라이머리와 함께 ‘러키 유’라는 EP를 최근 발표했다. 아이유, 장기하, 타블로, 빈지노, 하세가와 요헤이 등은 혁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쉴 새 없이 곡을 만들어 하반기쯤엔 정규 앨범을 낼 만큼 쌓였다. 다음 앨범 제목은 ‘23’. 20, 21일 강원도 춘천 남이섬에서 하는 음악 페스티벌 ‘레인보우 아일랜드’, 내달 24~26일 경기도 안산 대부도에서 열리는 안산M밸리록페스티벌 등에서 공연하는 틈틈이 조금씩 완성할 계획이다. “우린 우리 음악에 대한 확신이 있습니다. 우리만 좋아하는 음악은 아닐 거라는 확신.”(오혁) 이 말은 이미 사실이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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