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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했다가 날아든 ‘블랙스완’… 亞ㆍ유럽 증시 ‘블랙 프라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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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했다가 날아든 ‘블랙스완’… 亞ㆍ유럽 증시 ‘블랙 프라이데이’

입력
2016.06.24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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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ㆍ닛케이 등 상승세 출발

“탈퇴 우세” 알려지며 급락 반전

코스닥 한때 사이드카 발동

닛케이도 수직 낙하 ‘비명’

“증시 여파 단기간에 안 끝날 것”

24일 시간대별 원ㆍ달러 환율
24일 시간대별 원ㆍ달러 환율

“It's a black-swan event!"(이건 블랙스완급 이벤트다!)

영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EU)에서 탈퇴(브렉시트ㆍBrexit)하기로 결정한 24일, 호주 멜버른 소재 IG마켓의 앵거스 니컬슨은 브렉시트 충격을 “블랙스완”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전했다. 블랙스완은 발생 확률이 매우 낮지만 나타나면 큰 충격을 주는 위험을 뜻하는 경제학 용어다. 이런 평가가 전혀 과장이 아니었다. 오전 내내 널뛰기를 하던 국제금융시장에선 브렉시트 가결이 우세해지자 파운드화ㆍ증시가 폭락하는 등 곳곳에서 비명이 흘러나왔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84포인트 오른 2,001.55로 상승 출발을 했다. 지난 16일 조 콕스 영국 노동당 하원의원 피살로 여론이 급반전되면서 영국이 EU에 잔류할 거란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실제 여론조사 기관인 유고브가 투표를 마친 유권자 4,8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도 잔류 의견(52%)이 탈퇴(48%)보다 높게 나왔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본증시 닛케이 255지수도 전일 대비 0.59% 오른 1만6,333.87에 출발했다. 이용철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때까지만 해도 브렉시트 투표가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영국 내 382개 선거구 중 269곳의 개표가 종료된 뒤 나온 중간 집계 결과 EU 탈퇴의견(51.6%)이 잔류(48.4%)보다 높게 나오고, 영국 방송(BBCㆍITV)에서 “브렉시트 가능성이 우세하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있었던 23일(현지시간) 1.4877달러로 마감한 파운드화 가치는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뒤 24일 밤12시 25분 1.3240달러로 전날 종가보다 무려 11%나 폭락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에 대한 개표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23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세계 증시, 금,통화가격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24일 일본 도쿄에서 한 시민이 증시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에 대한 개표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23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세계 증시, 금,통화가격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24일 일본 도쿄에서 한 시민이 증시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 증시도 예상과 다른 결과에 지옥을 맛봐야 했다. 영국 BBC 방송 보도 이후 코스피 지수는 장중 한때 1,900선을 내주고 1,892.75까지 밀렸다. 전 거래일보다 1.16% 오른 687.40로 출발한 코스닥 지수 역시 급격히 하락폭을 키워, 이날 낮12시50분쯤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브렉시트 현실화 우려가 커지면서 코스닥 선물가격과 현물지수가 각각 전날보다 6.52%, 6.60% 급락했기 때문이다. 코스닥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 2월 12일에 이어 올해 두 번째다.

일본 증시는 충격이 더 컸다. 오사카증권거래소에선 닛케이 평균 선물 9월물이 장 중 한때 8% 급락한 1만4,840선까지 떨어지자 낮12시48분쯤 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서킷브레이커를 발동시켰다. 아시아보다 뒤늦게 개장한 유럽증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24일 전 거래일 대비 7.7% 내린 5,849.41로 장을 시작했고, 독일 DAX지수도 전날보다 10% 떨어진 9,232.00로 출발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증시를 어둡게 내다봤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과거에 전 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줄 만한 이벤트가 나오면 시장은 최대 10% 정도 흔들렸다”며 “최악의 경우 코스피가 1,800선 초반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EU 회원국의 연쇄 이탈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 브렉시트 여파는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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