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역전마라톤, 나 아니면 안돼”

입력
2015.11.19 18:36
0 0
충북 신현수가 제7소구간 직지사~ 추풍령 구간을 선두에서 달리고 있다. 김천=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충북 신현수가 제7소구간 직지사~ 추풍령 구간을 선두에서 달리고 있다. 김천=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역전마라톤은 ‘무조건 내가 해내야만 한다’라는 생각으로 뛰었다.”

골인직후 간신히 숨을 돌린 신현수(24ㆍ충북)의 목소리 뒤편으로 강한 의지와 책임감이 흘러나왔다. 신현수는 19일 열린 제61회 한반도 통일 대역전 경주대회(이하 한반도 역전마라톤) 셋째 날 제7소구간(직지사~추풍령 7.1km)을 22분56초에 통과해 선두를 차지했다. 17일 제주에서 제4구간(조천리-거로마을 8.6km)를 따낸 데 이어 두 번째 1위 골인이다. 특히 이날 박빙이 예상됐던 제3소구간(가리골-신동 8.6km)에서 충북의 간판 손명준이 7위로 뒤쳐지면서 이날 대구간(대구~대전) 승리는 안개 속이었다. 그만큼 신현수의 어깨는 무거웠다. 역전마라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구간에서 제 몫을 다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동료의 부진도 안고 가야 할 짐이었다. 하지만 신현수는 부담감을 승리와 맞바꿨다. 일찍부터 이 구간은 성지훈(경기) 전종완(서울)과 신현수의 3파전이 예상됐지만 신현수는 성지훈을 1분1초 차로 멀찍이 따돌리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신현수에게 한반도 역전마라톤은 의미가 깊은 대회지만 늘 2% 부족하다는 쓴소리도 들었다. 2009년 최우수신인상을 타면서 호기롭게 달려나갔지만 이내 부상과 재활로 2011~12년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지난해 대회에서 재기에 성공했지만 100% 만족할 수는 없었다. 소구간 신기록 2개를 작성했고, 4개 소구간을 1위로 통과했지만, 1개 소구간을 전남의 에이스 백승호에 밀려 2위로 마무리했다. 최우수선수상(MVP)도 손명준에게 돌아갔고, 신현수는 우수선수상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올해는 MVP까지 노려볼 법도 하다. 신현수는 지난 5월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일반부 5,000m와 1만m 2관왕을 차지했고, 지난달 전국체전에서 1만m 2위, 중앙서울마라톤 엘리트 부문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풀코스를 소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하지만 신현수는 충북의 대회 10연패를 위해 투혼을 불사를 각오로 충만하다. 내달 경찰청 체육단 입대를 앞두고 있어 10연패는 신현수에게 반드시 이뤄야 할 지상과제다. 그는 “2005년 충북이 경기도에 가로막혀 8연패에 실패했었다. 그 당시 중학생이라서 대회에 나서지는 못하고 바라만 봐야 했다”면서 “이번에는 반드시 10연패를 이뤄내고 말겠다”고 힘 줘 말했다.

후배들과의 선의의 경쟁도 다짐했다. 신현수는 “심종섭 노시완 손명준 등 후배들에게 마라톤 중흥이라는 어려운 책임을 맡긴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향해 같이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대전=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