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코하람·IS·무신론자에 의한 테러·참수·총살 '참극' 잇달아
"무슬림의 생명은 중요하다" "서양의 이슬람화 반대한다"
지난 한 주는 북아메리카와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 전역에서 한층 잔혹해진 종교 공격이 하루도 빠짐없이 이어졌다. 광신도들에 의한 테러와 참수, 총살 등 각종 폭력이 난무했던 지난주를 두고 ‘지옥의 일주일’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CNN은 16일 이 ‘지옥의 일주일’을 정리해 보도했는데, 그 시작은 9일 나이지리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반군 보코하람이 카메룬 북부 3개 마을을 공격한 것이다. 이들은 북부 코자의 한 마을에서 시민 30명이 탄 버스를 강탈하고 탑승객 중 12명을 처형했다. 보코하람은 ‘서양식 교육은 신성모독’이라며 이슬람 원리주의 확대를 주장하는데, 지난해에만 1만명을 살해했다.
다음날인 10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에서는 백인 남성 크레이그 스티븐 힉스(46)가 무슬림 대학생 부부와 가족 등 3명 머리에 총을 쏴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광적인 무신론자 힉스의 평소 삐뚤어진 신념을 고려할 때 종교나 인종에 대한 증오가 살해 동기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CNN은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13일 성명을 내고 “미국인 누구도 출신이나 생김새, 종교를 이유로 범죄 표적이 돼서는 안 된다”며 종교 관련 폭력을 경계했다.
이어 11일에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쿠르드 군 주둔지를 공격해 수니파 최고 지도자를 포함 31명이 사망했다. 최근 IS에 충성을 맹세했던 알카에다 연계 테러조직 안사르 알샤리아도 12일 예멘 남부 샤브와주의 정부군 기지를 공격해 최소 7명의 사망자를 냈다. 13일에는 파키스탄 북서부 페샤와르에서 한 무장 괴한이 시아파 사원에 수류탄을 던져 예배를 드리고 있던 무슬림 19명이 숨지고 63명이 다쳤다.
공격의 잔혹성은 주말 들어 극에 달했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는 14일 한 20대 이슬람계 청년이 예언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예술가, 언론인과 유대인을 대상으로 무자비한 총격을 가해 2명이 사망했다. 덴마크 정부 당국은 용의자가 지난달 7일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에 고무돼 이번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5일에는 IS가 리비아에서 납치한 이집트 콥트교도 21명을 참수하는 잔혹한 영상을 올렸다. IS는 영상 속 인질들을 ‘굴욕적인 콥트교회 신봉자들’이라고 지칭하며 이번 참수가 콥트교도에게 탄압받는 무슬림 여성들에 대한 복수라고 주장했다.
종교를 둘러싼 폭력이 격화하면서 사회전반에서 종교간의 대립도 표면화하는 양상이다. 10일 발생한 채플힐 무슬림 학생 살해 사건 직후 시민들은 트위터에 ‘무슬림의 생명은 중요하다’(#MuslimLivesMatter)는 해시태그를 달고 미국 정부에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독일의 반이슬람단체인 ‘서양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은 오는 28일 영국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미국 종교분쟁 학자 마이클 제리슨은 CNN에 “다수를 자기 편으로 만들기 위한 도구로 종교보다 더 강력한 것은 없다”며 종교로 인한 사회의 분열이 확대되는 것을 우려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