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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3일 만의 인양… 통곡의 ‘세월’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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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3일 만의 인양… 통곡의 ‘세월’이 떠오른다

입력
2017.03.2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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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시도 5시간여 지나 1m 시험인양 성공

오후 8시50분 본인양 개시 후 밤샘 작업 계속

성공 땐 23일 오전 11시 선체상단 수면 위 13m까지 부상

22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시험 인양 구역에서 미수습자 가족이 진행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시험 인양 구역에서 미수습자 가족이 진행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아가, 이제 집으로 가자.”

조은화, 허다윤, 남현철, 박영인, 양승진, 고창석, 권재근, 권혁규, 이영숙 등 9명의 미수습자를 품은 세월호가 23일 새벽 마침내 바다 위로 모습을 드러낸다. 고장 난 시계처럼 2014년 4월 16일에 멈춰 섰던 미수습자 가족들의 시간도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조류 지역 중 한 곳인 맹골수도의 차가운 바닷속에 세월호가 갇힌 지 1,073일 만이다.

정부는 22일 밤 8시50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맹골수역에서 세월호 선체를 본격적으로 끌어내는 본인양에 돌입했다. 앞서 정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무게 2만5,000톤과 3만8,000톤 규모의 잭킹바지선 2척을 이용해 수심 44m 아래에 가라 앉은 세월호(용적톤수6,800톤)를 해저면에서 끌어 올리는 시험인양(선체를 해저에서 살짝 들어 인양줄에 걸리는 하중을 측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오후 3시30분엔 선체를 해저면에서 1m 인양하는 데에 성공했다.

시험인양에서 나타난 인양 가능성과 현지의 기상상황 등을 종합 검토한 정부는 이날 밤 본인양을 전격 결정한 뒤, 곧 바로 작업에 착수해 오후 11시10분 현재 세월호 하단을 해저면 9m 위까지 끌어올렸다.

기상 예보에 따르면 소조기(조석간만의 차가 적어 유속이 느려지는 기간)인 22~24일 사고 해역에선 ▦파고 1m ▦풍속 초속 10.8m 이하의 양호한 기상이 이어질 예정이다. 본인양의 최종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정부는 23일 새벽까지 밤샘 작업을 계속했다. 정부 예상대로라면, 세월호 선체는 23일 오전 3시40분쯤 수면 위로 처음 모습을 드러내고, 오전 11시엔 선체 상단이 목표 지점인 수면 위 13m까지 인양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22일 진도군청에서 “24일까지 본인양 작업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세월호가 물 밖으로 올라오게 되면 ▦반잠수선 선적(6일) ▦목포 신항 이동(1일) ▦선체 육상 이동 및 거치(4일) 등의 작업이 이어지게 된다.

이날 세월호 본인양이 이뤄진 것은 2014년4월16일 사고가 난 지 2년 11개월 만이고, 2015년 4월 정부가 세월호를 인양하기로 결정한 지 1년 11개월 만이다. 지난 3년간 선체 인양을 누구보다 손꼽아 기다려 온 미수습자 가족들도 어업지도선 무궁화 2호와 23호에 승선한 채 인양 작업을 지켜봤다.

가족들은 ‘국민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세월호 인양은 미수습자의 수습과 진실을 밝히는 증거물이자 생존자가 아픔 없이 살아갈 수 있는 길”이라며 “부모의 마음으로 세월호를 인양해 달라”고 호소했다. 조은화 학생의 어머니 이금희(49)씨는 “안간힘을 쓰고 지켜보는 중”이라며 “지금 제 딸이 제 눈앞에, 바닷속에 있다”라고 말했다.

진도=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22일 오전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중국 인양업체 상하이셀비지 소속 잭킹바지선 두 척이 세월호 인양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2일 오전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중국 인양업체 상하이셀비지 소속 잭킹바지선 두 척이 세월호 인양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2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인양 구역에서 야간 시험인양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2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인양 구역에서 야간 시험인양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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