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산업 마이너스 기록
1월 수출 18.5% 급락
글로벌 금융위기 후 최대 낙폭
저유가와 중경기 침체 탓
올해 무역 1조달러 회복 불투명
국내 수출을 지탱하는 13개 주력산업이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우리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 바람에 올 들어 첫 수출실적은 6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이라는 폭탄을 맞았다. ★관련기사 3면
산업통상자원부는 1월 수출액이 367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5%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어려움을 겪은 2009년 8월 -20.9% 이후 근 7년 만에 최대 낙폭이다. 특히 석유제품 석유화학 가전 철강 섬유 평판디스플레이 자동차 자동차부품 일반기계 컴퓨터 선박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등 우리 수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13개 주력 산업의 수출이 예외없이 모두 전년 동월대비 크게 감소했다.
무엇보다 수출 급감의 우선 요인으로 꼽히는 국제유가는 석유 관련 제품 수출을 일제히 끌어 내렸다. 두바이유가 지난해 1월 배럴당 45.8달러에서 지난달 26.9달러로 41.3% 하락한 탓에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의 수출단가가 40% 감소하면서 석유제품 수출이 전년 동월대비 35.6%, 석유화학제품 수출도 전년 동월 대비 18.8% 감소했다.
선박의 경우 고가인 해양플랜트 수출이 한 건도 없었다. 계속되는 유가 하락으로 해양 플랜트 발주가 없고 그나마 있던 주문 물량도 취소했기 때문이다.
또 가전(-29.2%), 자동차(-21.5%), 컴퓨터(-27.6%) 등은 전년 동월 대비 20% 이상 수출이 줄었다. 중국과 신흥국들의 경기가 침체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내수 침체로 자국업체들이 쏟아낸 물량을 해외로 돌리면서 전세계 공급 과잉을 유발하고 있다. 그 바람에 철강(-19.9%), 평판 디스플레이(-30.8%) 등의 수출이 모두 하락했다.
그마나 하락폭이 적은 스마트폰 등 무선통신기기(-7.2%)도 화웨이 등 중국업체들의 공급 확대로 수출이 21억3,000만달러에 그쳤다. 여기에 디지털 기기 수요 감소로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면서 믿었던 반도체마저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3.7% 줄었다. 반도체와 평판디스플레이, 철강의 경우 지난해 12월에는 수출 단가가 떨어져도 물량은 0.9% 늘었는데 올해 1월에는 수출 물량까지 5.3% 감소해 수출 동력 자체가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수입도 크게 줄었다. 1월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1% 줄어든 314억달러로 집계돼 수출·수입액이 지난해 1월부터 13개월 연속 동반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53억달러 흑자로 2012년 2월 이후 48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는데,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감소한 불황형 흑자다.
문제는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저유가 현상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올해 무역 1조 달러 회복이 힘들다는 전망까지 나온다는 점이다. 이인호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수출 대외여건이 당초 예상보다 악화하고 있어 수출 회복이 녹록지 않다”며 “주력품목의 경쟁력 약화 영향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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