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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등록 : 2017.10.09 20:00

“탈모, 돈 들여 치료하는 것만이 능사 아냐”

등록 : 2017.10.09 20:00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간단한 생활습관 바꿔도 예방”

가을에 생기는 탈모는 일조량이 줄면서 호르몬이 변화돼 생기는 현상이므로 치료하지 않아도 대부분 정상으로 회복된다. 게티이미지뱅크

한때 탈모는 유전이나 노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증상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요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탈모로 인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탈모 진료인원 중 30대 환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여성이 48.9%나 됐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특히 요즘처럼 건조하고 일교차가 크면 두피 유분과 수분 균형이 무너져 머리카락이 쉽게 빠질 수 있다. 이런 날씨가 탈모를 일으킨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두피 트러블이 있거나 모발 상태가 좋지 않거나, 탈모가 진행 중이라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모발센터 피부과 교수에게 탈모 원인과 올바른 치료법을 들어봤다.

-탈모 원인을 꼽자면.

“가장 많은 탈모 형태로는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는 남성호르몬성 탈모이다. 호르몬 영향으로 머리카락이 충분히 생장기를 갖기 전에 휴지기로 바뀌어 모낭이 줄고, 머리카락이 가늘어져 머리가 빠지는 것이다. 이런 남성호르몬성 탈모는 대부분 유전 때문이다. 유전 소인이 있는 남성에서는 앞머리와 정수리 머리카락이 점점 가늘어지고 빠지면서 머리카락 밀도가 감소한다. 여러 개의 유전자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반면, 여성형 탈모 원인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 환자에서만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이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성형 탈모 환자는 안드로겐 증가가 관찰되지 않는다. 갑상선질환과 철분, 체내 미량원소 부족 등이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이밖에 임신ㆍ출산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 스트레스나 영양부족도 탈모를 일으킬 수 있다.”

-탈모가 계절과 관련 있나.

“평소 탈모가 되지 않던 사람도 늦여름에서 초겨울까지 머리카락이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을철 탈모는 대부분 머리가 빠지는 형태의 휴지기 탈모이다. 이는 모발주기 이상으로 빠진 머리카락 수가 일시적으로 많아져 생긴다. 가을엔 일조량이 줄면서 호르몬이 변화돼 생기는 현상이므로 치료하지 않아도 대부분 정상으로 회복된다.”

-가장 효과적인 탈모 치료법을 들자면.

“가능한 한 빨리 약물 치료하는 것이다. 약을 먹으면 40대 이전에는 99%, 40대 이후에는 90%가 탈모를 막을 수 있고, 60~80%의 환자는 2~3년 내에 호전된다. 빠르고 확실한 치료법으로는 모발이식이 있다. 대부분의 모발이식은 절개식을 쓴다. 모발(모낭) 채취부위에 긴 선상의 흉터가 생기고, 비절개식보다 통증도 크다. 비절개식은 절개하지 않고 작은 펀치 기구로 뒤통수 모낭을 하나하나 분리해 원하는 부위에 옮겨 심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봉합할 필요가 없어 수술 후 통증이 적고 선상 흉터가 남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과정을 수작업이라 수술시간이 길고 집도의사의 피로도나 숙련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로봇을 이용한 비절개식 수술도 있다. 우리 병원 모발센터는 모발이식용 로봇인 ‘아타스(ARTAS)’를 도입해 수술로 탈모를 치료한다. 로봇을 이용한 비절개식 수술은 흉터 걱정이 없으며 머리카락 채취시간을 줄이고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인다. 덧붙여 모발 이식해도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탈모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최근 줄기세포를 이용한 탈모 치료가 성행하는데.

“최근 줄기세포를 이용한 탈모치료 연구가 속속 진행되고 있다. 특히 남성호르몬성 탈모는 분리되거나 배양된 줄기세포와 추출물을 이용한 치료가 연구나 치료 목적으로 성행되고 있다. 물론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만 비용효과면에서 논란이 많아 상업화에는 실패했다. 지금으로선 줄기세포는 탈모를 일으키는 주변 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만 입증된 상태다. 머리카락을 새로 만드는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상적인 탈모 치료법은.

“탈모라는 병명이 가장 상업적인 병명이라고 생각한다. 포털 사이트를 검색해보면, 탈모 치료비가 가장 비싸다. 사실 탈모는 여러 질환들을 총칭한 병명이고, 탈모 종류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때문에 상술에 넘어가지 말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우리 병원 모발센터는 상업적인 치료는 배제하고 정확한 진단에 따른 최소한의 검사와 투약으로 꼭 필요한 치료만 한다. 여러 약을 먹다가 방문한 환자도 꼭 필요한 약제 한두 가지로 줄이는 경우도 많다. 특별한 약물 처방 없이 정기적인 관찰로 호전되는 경우도 많다. 덧붙여 모발관리라면 거창하게 생각해 ‘내가 무슨 여유가 있어 관리를 받을까?’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꼭 돈 들여 병원이나 미용실, 모발센터에서 관리 받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간단한 생활습관을 바꿔도 충분히 머리카락을 관리하고 탈모도 예방할 수 있다.”

-머리카락과 두피를 올바르게 관리하려면.

“두피청결이 핵심이다.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이 더 빠진다고 감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두피에 노폐물이 쌓이면 염증이 생겨 결국 탈모를 촉진할 수 있다. 머리 감을 때는 샴푸로 미온수에 감고, 감은 뒤 자연바람에 말리는 게 좋다. 젖은 머리를 말리려고 수건으로 심하게 터는 것 자체만으로 탈모를 일으킬 수 있다. 젖은 머리가 마른 머리보다 잘 늘어나고 잘 끊어지기 때문이다. 머리카락이 젖은 상태에서 스타일링을 하거나 너무 세게 묶으면 머리카락이 손상될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빗으로 두피를 두드리면 탈모가 개선된다’고 오해하는 사람이 있는데, 날카로운 빗을 쓰면 두피에 상처를 유발해 머리카락이 더 빠질 수 있다. 또한 ‘삭발하면 머리 숱이 많아진다’고 여기지만 굵은 머리카락이 자라난 것을 잘못 본 현상이지 머리카락 수는 태어날 때부터 같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삭발을 하면 머리 숱이 많아진다’고 오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머리카락 수는 태어날 때부터 동일하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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